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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씨 Jan 23. 2023

글쓰는 일이 절실하다

남의 글만 쓰다가

글을 놓은 지 2주 가까이 다.

그동안 글을 안 썼냐 하면, 그렇지만은 않다.

엄밀히 말하면 내 글이 아닌 다른 글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썼다고 생각한다.


학생 논술용 이슈 조사 및 정리

비문학 논설문 학생들 것 12 첨삭

투고 글 기획안 작성 및 퇴고

모의고사 고전영역 풀이

등으로 글은 계속 썼다.


다만 내 글이 아닐 뿐이다.


내 글이 아닌 글들을 쓰는 동안 나는 내가 쓰고 있던 소설의 맥락을 놓쳤고, 쓰고 싶었던 말들은 허공으로 흩어졌다.

어제 정말 오랜만에 다시 글을 쓰려 앉았는데 무슨 말을 쓰고 싶었던 것인 도통 생각나지 않았다. 등장인물은 생기를 잃었으며 이야기는 빛이 바랬다.

매일, 무슨 일이 있어도 쉬지 않고 쓰고 그 끈을 놓지 말았어야 하는데.

대체 뭘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남들 시험공부하는 것, 글 쓰는 것 뒤치다꺼리하다가 정작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이 일상에 매몰되고 침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꿈을 좇기를 멈추면 처음엔 꿈이 나를 계속 일깨워주지만 끝내 일상에 안주해 버리면 꿈 또한 나를 쫓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계속 떠오른다.


다시 글을 쓸 수 있을까.


무엇을 써야 할지조차 모르겠다.

글쓰기가 절실한데,

정말 절박한데,

내 안에 무언가가 사라져 버렸거나 깊이 숨어버린 듯하다.


시간이 아깝다. 글을 쓰지 않았던 매 순간이, 쓰지 않는 순간들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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