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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박사 Apr 11. 2019

도시재생 마스터플래너

15년을 국내외 지자체 및 공연 등의 행사를 제작하며 살다가, 지난 1년동안 온전히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도시재생에 대한 공부와 경험을 쌓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역을 개발하고 활성화 시키기 위해 진행하는 이벤트, 엑스포, 박람회, 스포츠행사 등을 어떻게 하면 크리에이티브하고, 효율적으로 제작하고 운영하는 것만 생각하고 고민하며 살았다면, 지난 1년의 시간은 그곳에서 빠져나와서 축제와 공연, 행사들이 전체적인 지역 활성화의 큰 그림속에 어떻게 이뤄져 가고 있는 것인지, 지역의 다른 요소들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좀 더 심도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다보니 저는 문화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는 경험과 지식을 갖췄지만, 그 외에는 많이 부족하단걸 느겼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행사 제작을 통해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저의 1차적인 목적이었기에 다른 것은 고민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콘텐츠를 도시의 비전과 지역경제의 활성화,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 등의 입장에서 고민해보고 좀 더 나아가 도시계획과 지구단위계획, 도시정비 등 건축과 부동산적인 요소와의 부합 및 시너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며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1년 그리고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여러가지 공부와 연구, 경험을 계속하고 있는 중입니다. 좀 더 학문적인 지식을 쌓고자 대학에서 전문가들의 강의도 듣고 있던 중, 얼마전 읽던 책의 문구가 가슴에 꽂혀 소개합니다. 



어쩌면 지금 당신은 대패질을 할 떄가 아니라 대팻날을 갈아야 할 떄인지 모릅니다.         

   

그동안 행사를 제작하는 곳, 즉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부분에서는 제 대팻날이 부드럽게 잘 들어갔던 것 같았는데, 제가 앞으로 평생에 걸쳐 하고자 결정한 지금의 이 곳에서는 제 대팻날이 빡빡하고 안밀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걱정과 두려움도 많이 있었고요. 다행히 빠른 시간내에 저한테 뭐가 부족한지를 알게되었고, 더 다행인 것은 제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대팻날만 간다면, 그동안 제가 경험했건 것들이 엄청난 시너지가 되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껴 지금도 아직 사용을 안하고 날만 날카롭게 더 갈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국무총리가 8일 ‘제16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하셨던 내용이 기사화되어 보았는데, 통찰력을 갖춘 매우 시의적절하고 지당하신 말씀이라 꼭 한번 제 글에서 다뤄야 겠다는 생각이 되네요.


총리 이야기의 핵심은 "도시재생 전문가들이 새로운 안목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바라볼 때가 되었고, 새로운 건축물을 짓는 것 못지않게 도시재생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부분입니다. 즉, 재개발과 재건축 중심의 재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새로운 방법의 재생에 대한 시각을 갖춰 진행할 때라는 것입니다. 


실제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현실은 이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총리의 말씀입니다. 그래서 그런 인력을 하루빨리 양성해야 한다는 것도 뒷받침하셨구요. 저희는 보통 이런 인력을  "도시재생 마스터플래너"라고 칭합니다.   


‘도시재생 마스터플래너’의 역할은 지역의 비전, 지역경제 활성화, 삶의 질 향상, 선순환 환경시스템, 생태자원 활용 등을 기획하여 도시재생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사업이 추진되면 공공 및 민간분야의 여러 사업주체에게 도시재생 기법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중재자 역할을 하거나 사업 추진 간 발생하는 갈등을 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문가입니다. 말이 좀 복잡한데 쉽게 얘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도시(지역)의 비전을 파악해 스토리를 발굴, 개발해 그것을 콘텐츠화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


그 과정에서 생기는 생태자원, 환경 등 도시재생을 위한 지역적 자산, 지역 내 갈등 사안, 주민의 요구, 이해관계 등을 조사, 조율하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매우 복잡하고 쉽지않지만 너무나 가슴뛰는 일이죠. 제가 기존에 쓴 글에서도 수차례 얘기했지만 위의 일이 엄청 거창한 것도 아닙니다. 


위 사진은 스코틀랜드의 네스호의 괴물 사진입니다. 1934년에 찍었다고 하는데요. 실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고 소문만 무성하죠. 저 또한 이 곳을 가보았는데요. 당연히 괴물을 못보았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지만 풍경 만큼은 아름다운 호수입니다. 그래서 여길가면 네스호 크루즈를 자연스럽게 타게 됩니다. 게다가 위 사진과 같은 기념품을 사지 않고 넘어갈 순 없죠. 하지만 이런걸 사기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작은 사례지만 스토리를 만들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것 또한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입니다. 우리나라도 남이섬이나 자라섬같이 잘하고 있는 곳들도 많습니다. 건물을 다 부수고 현대식 건출물로 지으면 더 좋겠지만 모두 그럴 순 없고 그런다고 다 잘되는 것도 아닐테구요. 도시의 규모, 교통, 숙박, 지역민 성향 등을 파악해 적합한 것을 해야지, 무조건적으로 사람들만 많이 방문하게 하는게 최고는 아닙니다. 그럴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죠.


우리나라는 1961년 5.16 쿠데타로 시작된 중앙집권의 시대가 34년만인 1995년 6월27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지방선거가 치뤄지며 막이 내리고 지방자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지자체 장이 각 지자체가 처한 상황에 맞게 자율적인 자치를 하는 시대가 되었고, 시도에 따라 국비도 지원되면서 지자체마다 개발에 열을 올리기 시작해 돈이 돌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더 작게 세분화되고 디테일화 된 도시가 중심이 된 또 다른 시대가 열리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교통, 통신, IT 등이 발달하면서 많은 것들이 변화되었고, 국가의 국책사업으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예산들이 도시로 몰리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저와 같은 수많은 도시재생 플래너들이 스토리와 콘텐츠를 갖춘 도시들을 만드는데 일조하여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도시로 나아가는데 작지만 큰 역할을 할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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