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국박사 Aug 21. 2019

시절인연

불교 용어에 "시절인연"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사람과의 만남도, 일과의 만남도, 소유물과의 만남도, 깨달음과의 만남도, 유형 무형의 모든 인연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법입니다. 하물며 내 자신의 삶과 나의 인연도 죽음이라는 것에서 헤어짐이 있 듯,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헤어짐은 서로 인연이 끝나 헤어질 수도 있고,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인연을 끊을 수도 있습니다. 

평창패럴림픽 개폐회식 이문태 총감독_저와 좋은 시절인연입니다.


일흔을 훌쩍 넘긴 가까운 지인이 한 분 계십니다.


그 분의 휴대폰 연락처에는 "죽은사람"이라는 폴더명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죽은사람 폴더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제 지인이 스스로 정리한 인연이라고 하시네요. 하지만 진심으로 정리했다면 아예 연락처 자체를 삭제했을텐데요. 죽은사람이라는 폴더에 남겨 둔 자체가 언젠가는 어떤 계기로 다시 시작될 수도 있기에 완전히 끈을 놓지 않은 것인 듯 싶습니다. 하지만 모두 시절인연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돌아보니 1년짜리 인연도 있었고, 10년짜리 인연도 있었네요. 또 이제 막 시작되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연들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제 지인의 경우처럼 정리해야하는 인연도 생겼습니다. 그 인연의 흐름을 거스르려 애를 써도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것도 요즘 알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기왕이면 좋은 기억으로 인연의 마지막을 마쳤으면 좋으련만, 생각처럼 안되는 인연들도 더러 있습니다. 모든 것에는 그 시작과 끝이 있는 것입니다. 인연을 이어가려 노력하지 않고, 만들려 억지로 애쓰지 않으렵니다.

작가의 이전글 도시재생 TV 프로그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