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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박사 Oct 03. 2019

"행사대행" 조달청으로 진행해야 하는 이유

저는 지난 몇 번의 칼럼을 통해 자체조달의 문제점을 비롯해 공공기관의 행사대행 사업의 사업자 선정은 반드시 조달로 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이번에 저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 할 만한 일이 다시한번 발생해 또 다시 입증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행사대행 입찰 중에서는 가장 큰 사업비인 9,945,000,000원, 즉 100억원 짜리 사업인 "2020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실행계획 수립 및 업무대행" 사업의 사업자 선정(PT)가 종료되었고, 어제 그에 대한 제안서 평가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

위 평가표에 대한 언급 전, 일단 한달 전에 위 사업의 규모와 성격이 비슷하고 조달청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 "2020 계룡 세계군문화엑스포 행사대행 제안공모 용역"의 평가표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안요청서에서 적시한 정성적 평가 배점기준의 항목별로 심사위원별로 평가한 점수를 공개해 어떤 항목에서 높고 낮은 점수를 획득했는지 상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1,2 순위의 점수차이가 0.0769점으로 불과 0.1점도 차이가 안납니다. 점수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는것이 반드시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함양과 같이 자체평가로 하는 것에 비해서는 훨씬 공정하다는 것을 밑에서 적어보겠습니다. 


자체평가의 문제점을 집어보기 위해 함양 평가표를 분석해보겠습니다.  


첫번째, 함양의 평가결과표에서는평가위원별 항목별 점수는 밝히지 않은채 총점만 공개했는데, 평가위원의 실명은 공개를 했습니다. 평가위원의 실명은 비공개로 하지만 평가위원별로 항목별 배점표를 공개하는 조달청 평가와는 정반대죠. 아마 평가를 주관한 곳의 입장은 평가위원 실명을 공개해 주최기관은 본 심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오롯이 평가위원들에게 위임했으며, 본 평가의 평가결과에 대한 책임도 그들에게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으로 책임회피형의 후진국적인 공무원적 사고입니다. 평가위원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평가에 대한 비난과 결과가 발생할 시 본인들에게 돌아갈 책임을 평가위원 개인들에게 돌린 것입니다. 


평가위원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하고 보호해야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이름만 공개했다고 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이 어떤 점수를 줬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만, 불과 9명에 밖에 안되는 사람들의 평가결과표는 사업에 참여한 업체라면 어느 칸이 누구인지는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 평가위원의 실명은 비공개로 하되 조달청과 같이 배점 항목별 점수를 공개하는 것이 옳습니다.  


게다가 본 사업의 제안요청서 제안서평가 일반사항에는 버젓이 아래와 같이 적어놓았습니다. 

두번쨰, 평가항목별 배점을 공개치 않고 총점만 공개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배점들이 난무합니다.  2위업체인 MBC씨앤아이의 평가결과에 대해서 7번 평가위원은 80점 만점에 37.4점을 줍니다. 하지만 1,3,5번 평가위원은 80점 만점과 72.9점, 72.8점을 줍니다. 같은 제안을 받았는데 이들은 40점 이상의 차이까지 갭이 발생합니다. 이는 3위업체인 에스엠컬쳐앤콘텐츠에서도 나타납니다. 8번 평가위원은 32.9점을 평가합니다. 하지만 2,4,6번 평가위원은 76.7점, 71.9점, 73.6점으로 평가합니다. 4위 업체인 MBC플러스에서도 마찬가지로 5번 평가위원은 36.6점을 주지만 4번과 7번 평가위원은 78.9점, 75.5점을 줘서 약 40점의 편차를 보입니다. 


전문성을 갖춘 심사위원이라면 아무리 보는 시각이 다르다 한들 이렇게 큰 편차를 줄 수 없습니다. 

항목별 배점표를 공개하지 않으니 어떤 평가항목에서 배점이 다른지 이유도 모릅니다. 1-2위간 총점 차이는 68점, 2-3위간은 31점, 3-4위간은 3점입니다. 이런 편차를 줄 수 있게 하면 평가위원 1~2명이 순위를 좌지우지 할 수있는 구조가 됩니다. 이런 결과는 아무리 평가위원 선정과정에서 투명하고 공정했다고 하더라도, 평가를 받는 입장에선 수긍할 수 없습니다. 실명을 공개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평가위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조사하게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위 평가에 대한 비난과 책임은 평가위원들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주최측은 애초에 결과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회피하려한게 보입니다. 


이럴꺼면 애초부터 조달청으로 평가를 의뢰했어야 합니다. 


본 입찰은 8월 6일에 개시해서 9월 30일 PT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했습니다. 위 5개 업체 관련된 사람들은 약 55일간 밤낮으로 이 사업에만 매달렸을 것입니다. 시간뿐 아니라 사업제안서를 작성하고 출력하는 비용으로 수 천만원은 사용했을 것입니다. 2019년 8월말 현재 인구 4만 명의 소도시 함양이 관광객 129만 명을 유치 목표로 잡은 군입장에서는 사활을 건 사업일 것입니다. 물론 참여한 5개 업체 중 누가해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렇게 중요한 사업임에도 평가 결과표로만 보면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전 15년 동안 수 백차례 행사입찰을 했던 사람으로써 위 평가결과표만 봐도 평가위원 몇번이 어느 업체에게 몰빵을 해줬는지 바로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공개된 글에서 밝히기엔 부적절하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전문성과 공정성을 다 잡을 수는 없습니다. 


둘 중 그래도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공정성입니다. 이는 조달청장도 언급했던 내용입니다. "조달청의 협상에 의한 세부기준 별표14. 제안서 평가 방식"에 따르면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입찰자 수가 4개사 이상인 경우 2단계로 나눠서 평가를 하고, 1~2명에 의해 평가 결과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배점 범위를 정해서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젊은 청년세대들이 실력이 부족한 것에 대해선 인정할 수 있으나, 공정하지 못한것에 대해선 참지 못한다고 해서 지금의 조국사태가 발생하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지금이라도 행사대행 사업은 조달청으로 의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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