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떤 업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해야 잘 할 수 있고,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있는 업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위의 기사는 삼성 이건희 회장이 경영진에게 자율경영을 맡기기 전 계열사 임원에게 질문한 유명한 일화입니다. 업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보험업은 사람을 모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증권업은 상담을 하는 것이 핵심, 시계는 패션산업, 백화점은 부동산업, 호텔은 장치산업, 가전은 조립 양산업, 반도체는 시간산업이다." 삼성의 이건희 전 회장의 말씀입니다.
제가 한때 인상깊게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코미디언 배연정씨가 어디 방송인지 강연인지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이 분의 소머리 국밥은 맛있기로 소문난 곳입니다. 언제가든 가게에는 사람들이 많죠. 근데 이 분의 창업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가게 임대료가 비싼 곳은 피하며, 한적하고 인적이 드문 곳에 가게를 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곳에서 본인의 브랜드를 런칭해 시간이 지나면 그곳에 여러 비슷한 가게들이 새로 생겨나 손님도 많아지고 덩달아 땅값도 본인이 구매했을 당시보다 많이 상승해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분은 음식장사가 아닙니다. 소머리 국밥집을 활용한 부동산업인 것입니다.
이마트가 위기이긴한가 봅니다.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는 유통을 활용한 전형적인 부동산업체입니다. 선투자를 통해 땅을 사서 대형마트를 건설합니다. 동네에 이마트가 들어온다고하면 부동산가격이 상승합니다. 그리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건물들이 생깁니다.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킵니다. 그런 이마트의 핵심 본질 사업인 부동산업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유통업인데, 문제는 이 유통업의 대세가 이미 온라인으로 넘어갔다는 것이죠. 그러니 유통쪽에서 뒷받침이 안되니 회사가 힘들어 지는 것입니다. 자기 돈으로 부동산을 구매한게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본질인 유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공간사업을 하는 것이죠. 일단 사람을 많이 끌어모아야 되니, 문화센터도 하고, 스포츠센터도 만들고, 영화관, 까페 등을 마트내에 입점시키는 것입니다. 이젠 전국적으로 유명한 맛집들을 마트에 유치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부동산 가치의 하락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쪽으로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업가 백종원씨인데요. 한 때 황교익 맛칼럼리스트가 이 분의 본질을 파악해 온라인 상에서 설전을 펼쳤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 백종원씨의 답변이 아주 걸작이었습니다. 저는 이 분의 한마디를 듣고 급이 다른 사람이구나 생각했었습니다.
이 분은 본인이 스스로 쉐프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때만해도 이 분은 여기저기 방송에서 누구나 쉽게 음식을 만드는 것을 전파했고, 저 또한 그대로 따라하면서 이 분의 레시피에 열광을 했었습니다. 이 분이 집밥 백선생을 통해 만든 만능간장을 따라하려 정육점에 가서 간 돼지고기를 사려했는데, 고기가 다 팔려 못사왔던 경험도 있습니다. 우스겟소리로 MT나 회식장소에서 게임을 할 때,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으로 음식명을 쳐서 음식명 앞에 백종원이라는 것이 없는 음식을 찾는걸 게임으로 한다는 얘기까지 돌았습니다. 그랬던 사람이 본인 스스로가 쉐프가 아니라고 합니다. 어쨌든 그런 방식으로 본인의 전문성을 널리 알리고 인식시키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삼대천왕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지역에 숨어있는 맛집을 발굴합니다. 여러 맛집소개 프로가 있었지만 당시 삼대천왕의 인기가 엄청났었죠. 이경규씨가 밤11시 이후 먹는 프로그램을 없애야 한다고까지 농담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더니 이젠 한단계 더 진화해 백종원의 골목시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상권을 살리는 진짜 사업가의 모습으로 도시재생의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청문회에서까지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구로 와 달라고 부탁하는 정도입니다. 이 분의 능력은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골목시장에서 가장 핫한 포방터시장편의 연돈이라는 돈가스집이 결국 제주도 백종원 호텔 옆으로 이전을 한다고 합니다. 부동산 투기가 아닌 도시재생의 의미에서 이 분은 마이더스의 손인거죠. 지금의 인지도가 아닌 한신포차라는 외식산업의 유망 사업가였을때, 15살의 나이차이라는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주연급 배우 소유진씨와 결혼을 하며, 본격적인 유명세를 탑니다. 그리고 천부적인 사업가 기질과 능력을 발휘하며 방송을 통해 엄청나게 성장을 합니다. 이제 인지도와 호감도가 소유진씨를 능가하는 사업가가 되어 백종원이라는 이름 석자가 전국민의 뇌리에 인식된 좋은 선한 브랜드로 각인되어졌습니다. 부동산 사업가로 이만한 사람이 없죠. 앞으로의 행보가 더더욱 거침없을 것이고, 전국의 도시재생에 아이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 지자체의 관련자는 이 분을 앞다투어 모셔가야 할 것입니다.
업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본질이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20년 가까운 기간동안 행사대행업, 이벤트업에 종사했던 사람입니다. 이 업에서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 패럴림픽 개폐회식을 메인으로 한가운데서 경험한 사람입니다. 제 업에서 다시 못 올 경험을 했기에 다시 돌아가 지역축제, 전시, 박람회를 대행하며 수익을 만들며 사는 것은 제가 생각하는 업의 본질을 파악한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걸로만 산다는 것은 행사대행업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백종원씨가 그 유명한 한신포차를 시작하면서 본인이 여기까지 올 꺼라고 계획해서 온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분은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서 음식장사만 하려고했던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이 분의 운명에 좋은 행운과 기회들이 결합되고 그 기회를 준비하며 기다리다가 제대로 잡아서 이젠 자기자신도 어디까지 성장할지 모를 정도가 된 것이겠죠. 지금 이 분은 상상만해도 짜릿짜릿한 기분을 느끼고 하루 하루가 셀레일 것 같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돈주고 사고 싶은 마음이 들 것 입니다. 그만큼 하고싶은 일들이 눈 앞에 보이기 때문이겠죠. 이런 삶을 살아보기 위한 가장 첫 단추는 내가 하고 있는 혹은 내가 할 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부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