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3일 오전 7시 36분 25초..
드디어 되집기를 완전하게 해냈다.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쉽게 했다. 개월별 아기 발달 사항들을 알아보긴 했지만 이렇게 하나씩 해나가는 걸 볼 때면 참 신기하다.
어디서 봤는데, 아기 키우는 게 보통일이 아니라는 비유를 어떻게 댔냐면 사람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의 경우 태어나자마자부터 말(?)하고 걷고 알아서 자는데 사람은 최소 몇 년간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손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 물론 사람의 수명이 훨씬 길기 때문에 단순히 보기보다는 총 수명 기준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기간의 퍼센티지를 구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한 계산법이겠지만 말이다.
나로서는 얼른 일반식을 같이 먹고, 혼자서 걸어 다닐 수 있어 같이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또 그때는 그때의 힘듦이 있다는 걸 안다. 생후 0개월(신생아)은 정말 놓으면 부서질까, 잡으면 터질까 조심조심 두근대는 나날이었다면 생후 1개월은 너무 울기 시작해서 안아도 보고, 먹여도 보고, 재워도 보지만 매번 답을 빨리 못 찾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생후 2개월이 되니 이제야 아기의 패턴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나와 남편 역시 이 패턴의 일부가 되감을 몸소 느끼는 나날들이었고, 생후 3개월에 이러서는 곧 100일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꽤나 밤잠을 길게 자기 시작해 우리 둘에게 가끔씩 숙면의 기적을 선물해주기도 했다. 생후 4개월이 되자 확실히 전보다 안정된 수면패턴을 선보이는 날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각종 개인기(?)를 선보이며 발달단계의 특징적인 행동들을 하나 둘 습득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나는 어렸을 때 방학 시즌만 되면 마음속으로는 '방학숙제'를 계속 떠올리면서 결국 미루다가 방학이 끝날 때쯤에야 겨우 미완성인 채로 마무리 짓는 아이 쪽이었다. 그중 내가 가장 골치 아프게 생각했던 숙제는 바로 관찰일기였는데, 그 이유는 미뤘다가 막판에 끝내버리기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식물의 씨앗을 심고 자라나는 과정을 보라고 한다거나 곤충 한 마리를 잡아와서 몸의 구조나 행태를 지켜보라고 한다거나 등등 '이런 걸 왜 해야 하나?' 하는 근원적 궁금증을 가지고 하기에는 턱없이 내겐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랬던 내가 이렇게 내 자식을 관찰하고 그 내용을 기록하고 또 관찰하고 기록하고 하는데 기쁜 나날을 보낼 줄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관찰일기 쓰는 법을 익혀놓을걸 그랬지. 때로는 관찰자 입장에서 인기 연예인을 덕질하는 팬의 입장에 놓인 것 같기도 하다. 보기만 하고 좋고, 또 매번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남자 아기인데도 '잘생겼다'는 말보다 '예쁘다'는 말이 더 자연스럽게 튀어나오고, 그동안 타인의 아기에게 입버릇처럼 무심하게 뱉었던 '아기 예쁘다', '귀엽다' 등의 말들이 얼마나 그 타인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는지 이제야 알 수 있다. 그리고 아기가 예쁘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도 지금에 와서야 난 알 것 같다(나야 내 자식이니까 너무 예쁘지만 남의 눈에는 그 정도는 아닐 수 있어서 남이 예쁘다고 빈말이라도 해주면 너무 기분이 좋다).
단순히 예쁘게, 잘생겨서, 귀엽게 생겨서 예쁘다고 하는 게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음 뭐랄까 딱 짚어서 표현할 구절을 당장 찾기는 어렵지만 굳이 빗대어서 말해보자면, '성모 마리아상이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누군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드는 모습을 볼 때 느껴지는 생각' 같은 것 같다. 참고로 나는 무교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종교에 더 끌리고 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저 표현이 그나마 내가 우리 아기에게 느끼는 마음의 겉핡기라도 될 것 같다. 다른 표현구는 그다지 떠오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