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시간, 육아일기(14)

2025년 9월 15일 오후 7시 46분 37초..

by 글레이즈

아침에 나서는 길이 제법 쌀쌀해졌다. 기껏 챙겨 입은 반바지가 무색하게 맨다리를 타고 바람이 슬쩍 올라온다. 그러니까 괜히 목이 조금 칼칼한 것도 같고, 아기한테 동요를 열심히 불러주다가 괜히 더 헛기침이 올라오는 것 같고 그렇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집 에어컨은 상시 풀 가동 중이다. 잘 때 몸이 점점 식어가는 느낌이 들어 화들짝 놀라 먼저 잠들어 있는 아기의 맨살에 손을 대어 보면 여간 미지근한 게 아니다. 역시 아기들은 기초 체온이 높아서 괜찮은 건가 하고 이불을 쓸어 담아 내 몸을 다시 한번 덮는다. 그렇지만 가끔씩 손발은 차갑긴 한데 그렇다고 질식 위험이 있는데 다짜고짜 이불을 덮을 수도 없고 또 아직은 간간이 태열이 있어 메쉬슈트 외에 면으로 된 옷을 입히기는 불안하다.


이제 가을인데 옷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통 알 수가 없다.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태열 걱정을 크게 안 해도 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아직 이유식도 시작하지 못한 나이여서 걱정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그냥 나나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해야지 원 당장은 뚜렷한 답이 없는 것 같다.


뜬금없지만 나는 MBTI로 따지면 E 성향이 I 성향보다 센 편이다. 남편은 반대다. 그런데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 지켜본 걸로는 우리 아기는 아무래도 나보다는 남편의 I 성향 비중이 더 높은 것 같다. 나름대로 한 번씩 유모차를 끌고 산책 겸 동네를 다녀보는데 집에서처럼 신나게 주변 광경을 구경하다가도 갑자기 에너지가 고갈됐는지 맥없이 축 처지기도 하고, 금세 잠이 들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밖에 나가서 친구랑 놀든, 구경을 다니든, 혼자 시간을 보내고 오든 좌우지간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알 수 없는 충만감에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을 받는데 우리 아기는 집에 있을 때 에너지가 차오르는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도 꾸준히 산책을 데리고 다닐 생각에 무지 더운 날씨에도 밖에 나갈 때면 그전에 무조건 양말을 신겼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우리 아기도 '양말을 신으면 밖에 나가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아아. 추워지면 집안에서도 당연히 양말을 신기겠지만 어쨌건 말이다. 아기가 정확하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건 모르건 규칙적인 자극과 그에 따른 반응을 정기적으로 주는 것은 아기에게 나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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