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7일 오전 8시 53분 55초..
SNS를 보다가 요즘 인신매매를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봤다. 몇 주 전에는 일본에서 새로운 코로나 변이가 유행한다는 기사를 봤고, 요즘 우리나라는 감기가 유행이라고 한다. 어린이집 입소 대기를 건 어린이집 중에는 '3번째 중 2번째'라고 떠서 당장 다음 달이 입소 희망 예정월로 입력한 나로서는 벌써부터 좌불안석이다.
출산 전에는 돌 전에 보내야 아기도 슬슬 적응하고 나도 심신 회복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 꼭 그렇게 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는데 막상 낳아보니 이게 또 다르다. 곧 이유식을 시작할 개월 수지만 내 눈에는 아직도 꼬물꼬물 갓난쟁이다. 근래에 다녀온 영유아 검진에서 키가 100명 중 거의 상위권일만큼 큰 편이었지만 자기 스스로도 주장하고 싶은지 곧잘 '응애'하고 정확하게 아기 소리를 내버린다.
예전에는 나 혼자만, 우리 가족만, 결혼해서는 남편만 신경 쓰고 걱정하면 됐고, 다행히(?) 다들 성인이지만 우리 아기는 너무나 작고 또 작아서 자꾸만 품에서 놓기 싫어진다. 이렇게 무서운 세상에 어디 아기 데리고 산책이나 마음 편히 다닐 수 있을까 싶다가도 집에만 있는 날들이 하루 이틀 늘어가다 보면 아기 발달도 발달인데 내 정신건강 때문에라도 데리고 나가게 된다. 어린이집 역시 저런 위험들이 있지만 보내긴 해야 할 텐데 만약 집 근처가 아니라 거리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면 거긴 또 어떻게 보낼지 걱정 투성이다.
나는 또 나중에 복직하면 일을 어떻게 적응할지 출산 후 정말 뇌기능이 많이 떨어진 것 같은데 그것도 고민이고, 아기를 돌보며 여러 번 뒤틀려버린 나의 생체리듬 역시 주 5일간 9 to 6에 다시 잘 끼워 맞출 수 있을지 두렵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기도 같이 돌봐야 한다니 이거는 인생 레벨이 갑자기 확 높아져서 정말 출산 전의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닌 것만 같다. 그냥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느낌이랄까.
아직 아무것도 시작된 게 없지만 꽤 많이 바뀌고 진행되었다. 인터넷 검색 목록이 확 바뀐 지는 이미 오래고, 내 속옷은 전부 임신 중에 산 임산부 속옷들 뿐이며 몸에서는 시큼한 분유냄새가 솔솔 난다. 미혼인 친구들과는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지만 이상하게 자녀가 있는 기혼 친구들과 더 말이 잘 통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도 같고 예전에 내가 싱글일 때 이미 유부녀가 된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거나 거리감을 느꼈던 일들이 자주 떠오르기도 한다. 이런 변화가 싫은 건 아니지만 너무 신기하고 또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물론 아기는 나와 남편이 오래 고민하고 상의해서 얻게 된 귀한 생명체고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 둘의 삶이 통째로 뒤흔들리는 걸 직접 경험해보니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하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두 마리 다 놓칠 수 있다고 하지만 다른 쪽의 맛을 몰랐으면 지나갔겠지만 그 맛이 어떤지 경험해 본 뒤라 가끔 생각이 나고 아쉽고 그렇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우리 아기를 보는 순간 금방 까먹어버릴 만큼 아주 작은 감정일 뿐이다. 그 작은 몸으로, 앙증맞은 표정으로 어찌나 쉴 새 없이 날 웃게 만드는지 너무 신기하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처럼 아기 덕분에 웃을 일이 많아져 요즘 행복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