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시간, 육아일기(21)

2025년 10월 8일 오후 8시 30분 50초..

by 글레이즈

명절 연휴가 지나가고 있다. 이번 명절은 아기가 아직 너무 아가인 관계로 연초부터 거리가 먼 시댁에 안 가는 걸로 이야기가 된 상태였다. 설에는 임신 막달이라 안 갔고, 이번에는 아기가 너무 어리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댁에서 아기를 보러 어머님과 아버님이 오시기로 한 상태라 곧 아기랑 반가운 만남을 할 예정이다. 아직 낯은 안 가려서 괜찮을 것 같은데 사실 아기 낳고 나서 처음 와서 보시는 거라 어떨지 모르겠다. 한번 보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잔소리가 많아지실지도 모르겠다.


아기를 낳고 나서 하루도 빠짐없이 양가 어른들에게 단체 대화방으로 아기의 다양한 모습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열심히 보내드렸다. 어떨 때는 입가의 침을 닦아 주라고 하고, 어떨 때는 몸에 있는 몽고반점이 혹시 멍인지를 물어보기도 하고 등등 아주 가끔 가다가 양가 어른들이 한 마디씩 물어보시기도 하고 챙겨주라고도 하시는 중이다. 조금 귀찮아서 대충 찍어서 그날의 할당량만큼 단체 대화방에 올리긴 하지만 그러면서 나도 가급적 새롭거나 더 귀여워 보이는 모습을 찍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건 있는 것 같다.


사실 사진발이 크게 안 받는 느낌이긴 하다. 실물은 너무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사진을 찍으면 사실대로(?) 나와버려서 그만큼이 아닐 때가 아주 가끔 있어서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찍어댄 결과물이 벌써 사진첩을 한가득 메우고 있어서 신생아나 신생아를 갓 벗어났을 때 사진을 지금 보면 너무 조그만 아가라서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비싼 건 아니고 중고를 나눔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거실에 나름 아기 매트도 깔았다. 아기의 배밀이와 기어 다니는 것 등 대근육 발달을 위해 바닥 생활을 무조건 시켜야 하기 때문인데 조금 늦게 깔아서 그런지 아직 배밀이만 겨우 한다. 그래도 제 딴에는 많이 답답한지 윈드밀 같은 느낌으로 한쪽 팔뚝에 몸을 고정하면서 확 돌아서 몸이 크게 들어 한번에 이동하기도 한다. 잠시 밥 두세 숟가락 먹거나 핸드폰으로 SNS 글 두세 편 정도 보다가 뒤돌아 보면 저 멀리 있던 아기가 어느새 내가 앉은 식탁 의자 근처에 머리를 갖다 대고 당싯대는 모습을 보게 되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얼른 기었으면 좋겠는 마음이 있지만 위험한 곳(화장실, 신발장, 부엌)이나 위험한 물건(날카롭거나 더러운 것) 등 더 조심시켜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모든 부모가 겪어야 하는 일이니 나라고 어쩔 수 없겠지. 그렇다고 마냥 가둬놓을 수도 없고 말이다. 거실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가둬놓는 것도 굉장히 짧은 시기만 사용하게 된다고 해서 처음부터 장만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안전문은 몇 개 구매해서 위험한 곳 몇몇 곳에 설치하긴 해야 한다. 아무리 최소한의 것들만 장만한다고 해도 여전히 아기랑 관련된 것들은 살게 너무 많다.


쥐 때문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 벌써 귀여운 앞니가 하나인지 두 개인지 잇몸에 뿅 하고 흔적을 보여서 부랴부랴 칫솔과 치약도 알아봤지만 하필 명절 연휴가 겹쳐서 아직 배송 시작을 안 했다. 그것도 아기가 내 손가락을 가져다가 앙 하고 깨무는 걸 좋아해서 우연히 알게 된 거지 아니었음 좀 더 자라고 나서 알게 됐을 거다. 무럭무럭 자라는게 신기하고 기특하다.


이제 너는 자랄 일만 있고, 나는 늙어갈 일만 있겠지만 너를 위해서 나의 노화를 하루라도 더 늦추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겠다. 아기 엄마라고 하기엔 모자란 부분이 많고, 가정주부(전업은 아니지만)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게으르며,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하는 엄마도 아니고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살집이 많이 생겨버린 엄마이지만 계속해서 나아지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너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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