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시간, 육아일기(23)

2025년 10월 27일 오전 7시 25분 2초..

by 글레이즈

육퇴란 하고도 안 하는 거고, 안 하고도 안 하는 것 같다. 갖은 노력 끝에 아기가 잠들고 나면 슬쩍 침대에서 내려와 되도록 소리 안 나게 침대 가드를 잘 올리고 불을 끄고 문을 닫는데.. 눈치 없이 문이 끼익 하는 소리를 내며 닫히면 어둠 속에서 아기가 눈을 떠버린다. 어떨 때는 나도 모르게 이미 아기가 잠들었는데 나 역시 눈꺼풀이 어느새 무거워져 아기랑 같이 잠들어 버리기도 한다. 아까운 육퇴 시간을 날리는 경우다.


어제는 넷플릭스에서 요즘 정주행 중인 드라마를 남편과 같이 보는 중이었는데, 보기 시작한 지 한 10분 정도 됐을까.. '띵!' 하는 알림에 무심코 쳐다본 핸드폰 화면 속 CCTV 알람을 보고 놀라서 안방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구르고 굴러서 원래 자던 위치와 완전 반대편인(원래였으면 내가 자고 있었을 위치) 곳까지 굴러와 방패막이 되어줄 내가 누워있질 않아 그 길로 침대 가드에 매달려 있는 우리 아기를 보고 식겁해서 안달복달하며 안아 올렸다. 남편은 옆에서 "또 침대 가드가 돈 값을 했다"며 그 가드를 직접 찾아보고 산 본인에게 심취(?)해 있었다. 그런데 그때 조금 놀랐는지 좀처럼 잠에 다시 들려고 하질 않아 남편과 둘이 애를 좀 태웠다. 누워서 안아도 주고, 일어나서도 둥가둥가 안아주고, 딸랑이를 흔들었다가 노래를 불러줬다가 이렇게 눕혔다가 저렇게 눕혔다가 우왕좌왕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간가량 실랑이를 하다 겨우겨우 잠재웠다.


그렇게 힘들게 방에서 나온 뒤 다시 아까 보던 드라마를 다시 보기 시작해 완전히 끝까지 봤다. 평소 같았으면 다른 드라마를 더 보거나 다른 일을 더 했을 텐데 왠지 둘 다 피곤하고 지쳐서 일찍 잠들었다. 그래봤자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말이다. 언제부턴가 저녁시간이나 이른 밤에 잠드는 건 포기한 지 오래다. 처음부터 맞출 생각도 그렇다고 아예 안 맞출 생각도 아니었지만 아기의 생체리듬에 자꾸만 맞추게 되어버린지도 오래다. 그런데 문제는 아기는 아기가 할 일(먹기, 놀기, 싸기, 자기)이 몇 가지 안 되지만 성인인 나와 남편은 할 일이 그보다는 더 있다는 거다. 그리고 아기보다 잠 시간이 짧다. 물론 잠이야 자면 잘 수록 늘어나는 거지만 이상하게 나이가 들면서 잠을 많이 잔다고 해서 피곤이 말끔히 사라지고 그런 건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다. 오히려 잠을 많이 자버리게 되면 더 피곤하고 기운이 처진다.


잘 때 아기가 추울까 봐 이불을 꼭 덮어주지만 금방 걷어차서 매번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래서 아기가 곤히 잠들면 그때 덮어주는데 문제는 아기랑 동시에, 혹은 내가 먼저 잠들어 버릴 때도 간혹 있어 아기한테 이불을 못 덮어줄 때가 종종 있게 되는 일이 있다. 이제 날이 추워졌는데 우주복을 입혀서 재워야 되나 수면 조끼로만 되나 걱정이 태산이다. 안 그래도 임신했을 때부터 겨울 웃풍 때문에 걱정이 많이 돼서 난방 텐트를 꼭 장만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사진 않은 상태이다. 카본 매트도 아직 개시를 하지 않고 있는데 혹시나 아기한테 전자파가 많이 안 좋을까 싶어서 그나마 전자파 덜 나온다는 카본 매트도 조금만 더 인터넷으로 괜찮을지 정보를 검색해 보고 틀 생각이기 때문이다.


화장실 역시 겨울에 서늘한 기운이 들어 화장실 환풍기를 설치해서 온풍을 쬐며 아기 목욕을 시키려고 하는데 아직 설치하지 않았다. 쓰다 보니 생각만 하고 아직 실천하지 않은 것들 뿐이라 조금 당황스럽다. 썼으니 곧 해야지.. 그나저나 이제 확 추워지고 눈 와서 빙판길 되고 그러면 아기 데리고 외출 못할 텐데 집안에서 놀만 한 게 뭐가 있을지 찾아봐야겠다. 이래저래 겨울맞이 준비할 게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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