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일 오전 12시 4분 18초..
아기가 태어나고 출생신고를 마친 뒤 바로 어린이집 입소 대기를 걸었다. 아는 곳이 한 곳도 없어 여기저기 물어물어 근처 국공립 어린이집, 가정 어린이집, 숲 어린이집에 각각 대기를 걸었다.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일하는 친구에게 문의했더니 그래도 국공립이 커리큘럼이나 급식 질, 교사 대우 등 여러 면에서 평균은 하기 때문에 갈 수 있으면 국공립에 보내는 게 낫다고 추천해 줬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은 어디를 지원하든 멀어서 일단 근래에 개원한 곳으로 대기를 걸었다.
입소 희망 월은 아기가 생후 6개월 되는 시기였다. 원래부터 나는 그즈음에 보낼 생각이었고 갑자기 내가 다치고 남편도 육아휴직을 같이 쓰게 됐지만 계획을 수정할 생각은 없었다. 난 내가 아기를 24시간 붙들고 있는다고 해서 충분히 발달에 맞는 놀이나 교감을 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린이집에 보내면 그곳의 커리큘럼, 환경, 만나는 아이들 등등 아기에게 새로운 자극과 발달에 대한 자극을 집에만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집을 보내기 시작하면 아이가 자주 아파서 등원하는 날 보다 집에서 간병하는 날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건 아예 아이에게 면대면을 안 해도 되는 상황이 아니고서는 가정 보육도 바깥 외출을 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아기와 나 둘 다에게 하루 중 고정된 시간 동안 일정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가지는 게 좋을 거라는 것도 내 생각이었다.
이렇듯 남편에게 구구절절 설명을 다 해서 설득을 해 놓은 상태였고, 지금은 대기 상태였는데 어제 SNS를 훑어보다가 어린이집을 보내는 시기에 대해 정리해 놓은 글과 댓글들을 읽게 되었다. 육아 전문가들은 아기들의 어린이집 입소를 가급적 두 돌 이후로 늦추는 게 좋고, 가장 좋은 건 생후 36개월까지는 가정 보육을 해서 부모와의 애착관계를 잘 형성하는 걸 추천한다는 것이다.
전에도 몇 번 봤던 내용(이놈의 알고리즘)이기는 했지만 괜히 어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직 휴직 중인데 굳이 보내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또 이제 낯가림을 시작할 텐데 낯가리는 것도 아기에게 스트레스 상황일 텐데 어린이집까지 적응시키는 이중의 스트레스를 주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물론 아직 어린이집에서 오라고 연락이 온 거는 없지만 혼자 괜히 이런저런 망상에 빠져서 어린이집 대기를 취소해야 되나 싶었다. 그렇다고 우리 집에서 문화센터나 육아종합지원센터같은 곳들이 가까운 것도 아니고 갈만한 공원이 있는 것도 아니라 매일 아기에게 다양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는 하다.
그래서 나갈 일 있으면 무조건 카페 투어가 되버리기 일수다. 고맙게도 어디를 가든지 다 새로운지 눈을 반짝이며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어 그렇게 막 울어재끼고 그러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 죄책감이 들 때가 많다. 그렇다고 당장 없는 차를 살 수도 없고(사실 면허를 아직 안 땄다..), 이제 곧 겨울, 아니 벌써 겨울에 접어들어서 이제 추워질 일만 남았는데 정말 앞으로는 외출할 일이 손에 꼽을지도 모르겠다. 해서 장난감을 새롭게 몇 개 더 들이고 싶지만 검색하는 것마다 이거는 이런 발달에 안 좋고, 저거는 저런 발달에 안 좋고 하는 것뿐이고 다 소거하고 남은 장난감은 진짜 몇 개 안 된다. 물론 지금 개월수에는 아직 이른 장난감들이다. 중고거래 어플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나날이 계속되지만 괜찮아 보이면 이미 예약 중이거나 판매완료고 애매하거나 너무 비싸게 올려져 있는 건 고민 끝에 하트만 누르게 돼버린다. 쉽지 않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