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시간, 육아일기(28)

2025년 11월 7일 오전 12시 0분 53초..

by 글레이즈

아기를 완전히 재우고 나면 으레 이 시간쯤 된다. 물론 저녁 7, 8시부터 운 좋게 잠이 들 때도 있지만 아쉽게도 때를 놓치거나 한 번 더 수유를 하게 되면 아기가 밤 11, 12시를 훌쩍 넘길 때도 간혹 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엎어서 재우면 곧잘 자더니 갑자기 팔베개에 흥미가 다시 생기는지 내 팔에 얼굴을 파묻고는 손까지 살포시 얹고 자버린다. 이를 어쩌나 내 팔 혈관은 아직 회복이 덜 됐는데.. 하면서 조금 잠들었다 싶으면 팔을 훅 빼버린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전처럼 10이면 10 다 깨우지는 않고 요령껏 잘 뺀다. 침대 가드 역시 몇 번 남편에게 구박을 받으며 배운 대로 소리 안 나게 잘 올려 잠그고 나온다.


예전 같았으면 정말 별게 아닌데 아기가 생기니 별에 별게 다 별거다. 아기가 잠든 후에는 소리가 안 날수록 좋고, 깨어있을 때에는 소리가 날수록 좋다. 요상한 소리를 낼수록 아기에게 선망의 눈빛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어찌나 양쪽 겨드랑이 밑을 잡아서 들어 세우는 걸 좋아하는지 양팔에 근육이 절로 자극된다. 서서 놀거나 점프하는 장난감을 장만해 줄까 요즘 고민이 많은데 그게 아기 발달에 그다지 좋지는 못하다는 얘기를 어디서 보게 되고는 마음을 접고 있다. 차라리 집에 장만해서 계속 놀게 하는 것보다 가끔 베이비 카페에 데리고 가서 거기에 설치되어있는 걸 갖고 놀게 해줘볼까 싶다. 그러고 보니 아직 한 번도 베이비 카페에 가본 적이 없는데 처음에는 '베이비 카페'라는 게 있는지 모르고 그저 '키즈 카페'만 있다고 생각해 우리 애가 가려면 아직 나이가 멀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최근에 알게 됐다. 역시나 알고리즘 덕분에 알게 된 거다(앞으로 알고리즘 없이 어떻게 세상에 살아갈지?).


그나저나 요즘은 그래도 저녁이나 밤에 잠들면 다음날까지 해서 10시간 넘게 자는 날이 꽤 많은데 그중에 두 번 정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저귀가 너무 빵빵해 소변이 살짝 샌 경우가 있었다. 기저귀가 간밤에 싼 소변으로 인해 너무 빵빵해져 약간의 틈이 벌어져버려 그 사이로 소변이 샌 거다. 10시간 넘게 자주면 너무 좋은데 그래도 한 8시간 정도로 해서 아침에 한번 깨워서 기저귀를 갈아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단은 생각만. 아직은 그렇게 자주는 게 너무 좋다. 아직 어린이집도 가지 않고 있는데 이런 때 늦잠 자지 언제 늦잠 자나 또 복직하면 늦잠도 주말밖에 못 잘 텐데 싶다. 나중에 기저귀를 떼고 완전히 대소변을 가리게 되면 새벽에 자다가 깨서 혼자 화장실에 갈 텐데 그때는 또 나도 같이 새벽에 깨서 한 번씩 돌봐줘야겠지.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간다. 이렇게 번거롭고 힘들고 끝이 없어 보이는데도 자꾸만 더 해주고 싶고 기분도 계속 좋은 건 육아밖에 없겠지. 아이가 커갈수록 그에 따라 필요한 것도 많아지고 주변 환경도 변화시켜야 하고 신경 쓸게 많아질 텐데 그래도 기대가 되고 설렌다. 가능한 많이, 잘해주고 싶다.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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