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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Jul 02. 2024

16. 확신의 함정

'나는 안 한다. 나는 아닐 거야'라는 확신은 위험하다. 확신으로 인한 방심의 대가는 크다.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고 어떤 일이 생길지도 예측할 수 없다. 의지가 굳다 칭하는 사람들도 환경에 의해 변절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확신은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하도록 나의 눈과 귀를 가린다. 내 삶을 한 번 돌이켜보자. 혹시 예전에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일을 한 적이 없는지. 나는 심지어 어제 '나는 안 그런다'해놓고 오늘 그 상황을 번복한 적이 있어 부끄러운 적도 많다.


확신의 가장 큰 위험성은 실제 내가 그 행동을 했을 때이다. 첫 번째 반응은 '내가 언제 그랬어?'라는 발뺌이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도 그런 일이 반복될 것이고 별다른 죄책 감 없이 더 쉽게 잘못을 행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내가 한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이니 나는 잘못 없다. 이 또한 자신의 선택을 무엇인가의 탓으로 돌리는 등 합리화하는 것이 익숙해져 진실을 보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그럴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그 상황이 오기 전에 피할 수도 있고 그 상황이 오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팀장이 되면 나도 일을 팀원들에게 미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확신은 나를 더 나아가지 못하게 막는다. 항상 스스로를 불완전한 존재로 인식하고 틈을 메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함정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함정은 안락함을 제공할지도 모르나 잘못하면 꽤 큰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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