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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Sep 24. 2024

100. 누가 진짜 악마인가?

'지옥에서 온 판사'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교제폭력과 스토킹에 시달리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가해자는 여성에게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판사와 형사에게도 "국가가 왜 사랑에 간섭하냐?"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사랑이 진짜 사랑일까?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은 여성이 폭력을 당하고 남성이 협박하는 장면을 보고 "너무 심한 거 아냐?"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도 저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들도 똑같이 말한다.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다고 말이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일방적으로 행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폭력이고 집착이다. 진정한 사랑은 강요하지 않아야 하며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집착은 상대는 원치 않는데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가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집착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를 너무 사랑해서 모든 것을 해준다고 착각한다. 그런데 상대는 그렇지 않으면 배신이라고 생각해 폭력으로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이 상대가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길이라는 것을 모른다. 집착하는 이들은 사랑을 소유 개념으로 생각한다. 소유는 물건에 사용되는 말이다. 사람이 사람을 소유할 수는 없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악마다. 그런데 그 악마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더 악마 같다. 집착과 스토킹은 사랑을 빙자해 사람을 지옥으로 빠뜨리는 악마와 같을 뿐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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