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이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이번엔 카드배송과 관련된 사건인데 수법이 정말 교묘하다.
피해자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상황을 재현해 보면 이렇다.
피싱범 : 우체국인데요 김 00 씨 되시죠?
피해자 : 네
피싱범 : 카드 배송 갈 건데, 지금 댁에 계시나요?
피해자 : 카드요? 전 카드 시킨 적 없는데요
피싱범 : 00 아파트 101동 1004호 김 00 씨 아니세요?
(이들은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으니 주소와 이름을 말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피해자 : 1004호요? 저 맞는데... 카드 신청한 적은 없어요.
피싱범 : 김 00 씨 맞는데... 주소도 맞고 이름도 맞고.. 진짜 신청한 적 없어요?
피해자 : 아니, 진짜 신청한 적 없어요
피싱범 : (당황한 척하며) 아... 이거 또 도용된 거 아냐?
피해자 : 네? 도용이요?
피싱범 : 저번에 배송했던 분도 명의 도용 당해서 카드가 온 거라고 하더라고요.
피해자 : 아.. 네..
피싱범 : 아닐 수도 있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문자로 카드사 번호 찍어줄 테니까 거기로 전화해 보세요, 이 카드는 제가 다시 가져갈게요
피해자 : 네 감사합니다.
(문자가 온다 00 카드 콜센터 번호 1500-0000)
피해자는 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면서 카드사에 해당 사실에 대해 말한다. 그러면 피싱범들은 몇 가지 확인한다고 하면서 문자로 링크를 보낼 테니 링크를 누르고 어플을 설치하라고 시킨다. 그러면 자신들이 원격으로 명의가 도용되었는지 확인해 주겠다고 말한다.
잠시 후 피해자의 명의가 도용되었다고 말하며 피해 발생하기 전에 금융감독원에 전화해서 자산보호를 신청하라고 시킨다. 마치 자신들은 그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없다고 하면서 금융감독원에 피해자가 직접 전화해 안심하도록 유도한다.
피해자가 금융감독원으로 전화를 걸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 방금 전 깔았던 어플 때문에 이 또한 피싱범들에게 전화가 연결된다. 그럼 그들은 금융감독원 행세를 하며 피해자의 계좌가 사기계좌로 범죄에 이용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놀란 피해자는 해결 방법을 묻는다.
그럼 그들은 또다시 검찰청에 사건이 접수되었다며 검찰청으로 문의하라고 유도한다. 피해자는 다시 검찰청에 전화를 걸고 그 전화 역시 피싱범들이 받는다.
검사인척 하는 피싱범은 피해자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면서 협조해야 범죄와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겁을 준다. 해결 방법을 묻는 피해자에게 먼저 보안유지 때문에 휴대폰을 개통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적금 해지하고 검찰청 계좌로 입금하라고 시키는데 범죄와 무관하면 다시 계좌로 돈을 돌려주겠다고 말한다. 피해자는 시키는 대로 계좌로 돈을 보내고는 안심한다.
그다음 어떻게 될지는 상상될 것이다. 결국 피해자는 다시 검찰청에 전화를 하지만 검찰을 사칭한 이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카드를 배송한다며 내 이름과 내 집 주소를 계속 거론하는 등 연기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속아 넘어갈 것이다. 경찰관인 필자조차도 혹할 것 같다. 하지만, 앱을 깔라고 할 때 눈치를 채야한다.
모든 기관, 단체에서는 앱을 깔도록 조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고 앱을 깔도록 유도하면 먼저 진짜 그 기관이 맞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