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 검색이 사고를 대신하는 순간

by 오박사

소크라테스와 공자가 살던 시대의 공통점은, 생각이 말을 통해 전파되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의 사유를 말로 풀어냈고, 그 말을 들은 제자들은 각자의 이해와 해석을 더해 다시 전했다. 그렇게 하나의 생각은 수많은 해석을 거치며 살아 움직이는 사상이 되었다.


그 결과, 그들의 사유는 지금의 시대까지 여러 뿌리로 갈라져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사유의 명맥이 끊길 위험에 처해있다.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는 것을 꺼린다. 성인들의 말을 스스로 해석하기보다는, 이미 누군가 정리해 둔 해석본을 찾거나 검색 결과에 의존한다.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정답’이 손쉽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답이 없었다. 그래서 질문했고, 토론했으며, 생각을 다듬어 하나의 사유 체계를 만들어 갔다. 답이 없었기에 생각은 치열했고, 그 과정에서 인간은 질문하는 힘과 의심하는 태도를 길렀다.


생각하는 능력을 잃은 인간은 더 이상 주체적으로 사유하는 존재가 아니다. 타인의 생각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판단 없이 따라가는 수동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생각하는 능력은 인간 고유의 특성이다. 비판적 사고, 창의성, 자율성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이것이 사라진다면 인간은 더 이상 다른 종과 구별되는 존재라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한다. AI를 잘 다루는 이들은 생각을 정리해 제대로 질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생각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간에 더 큰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생각도 이제 능력인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