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이나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을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부모와의 갈등이 중심에 놓여 있다.
1950~60년대 베이비붐 세대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 미덕이던 시대를 살았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수직적이었고, 부모의 말에 순응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들의 자녀 세대인 1980년대생들 역시 이러한 가치관 속에서 자랐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것을 자신의 자녀들에게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자녀 세대는 다르다. 이들은 수직적인 관계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를 원하고, 강요보다는 존중과 공감에 기반한 대화를 기대한다. 이유 없는 훈계나 일방적인 지시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한다. 부모는 이를 ‘말대답’이나 ‘반항’으로 받아들이고, 더 강한 훈계와 통제로 대응하게 된다. 그렇게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진다.
부모 역시 억울한 마음이 크다. 자신들은 자녀를 위해 희생해 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희생을 알아주지 않는 자녀가 서운하고, 때로는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반면 자녀의 입장은 다르다. “낳아달라고 한 적도 없고, 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아니다”라며 부모의 희생을 당연시하거나 내세우는 태도에 거부감을 느낀다. 서로의 언어가 닿지 않는 지점에서 상처만 쌓여간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이다. 부모가 되는 일은 생물학적으로는 자연스러울지 몰라도,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일은 분명 배워야 하는 영역이다. 부모는 아이가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관계이며, 이 관계를 통해 아이는 타인과 소통하는 방식, 갈등을 해결하는 태도, 자신을 대하는 시선을 배운다. 건강한 관계 속에서 자란 아이가 결국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간다.
부모교육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처음부터 부모 역할을 완벽하게 아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부모교육은 자녀를 위한 시간이자, 동시에 부모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해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부모교육은 누군가를 탓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녀에 대한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최소한의 실천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