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사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여전히 과거의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현재의 모습을 직시하려 하지 않는다. 형편이 되지 않음에도 과시하듯 돈을 쓰고, 능력도 부족하면서 예전처럼 대우받기를 원한다. 그러다 현실에서 무시당하면 “옛날 같았으면 눈도 못 마주쳤을 놈들이”라며 현실을 외면해 버린다.
이들은 아무런 노력 없이도 다시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고 착각하며 시간만 흘려보낸다. 과거의 방식을 고집한 채 변화하지 않다 결국 빚더미에 앉는 이들도 있다. 왜 이들은 그렇게 과거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는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 두렵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자신을 위로해 주는 유일한 방법이 되었고, 현재를 받아들이는 순간 무너질까 봐 두려운 것이다. 과거의 영광을 놓아버리는 순간,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는 것 같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아무도 그들을 무시하지 않는데도, 스스로가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끼며 더욱 과거에 집착한다. 결국 그들 역시 두려운 사람들인 것이다.
영광은 영원하지 않으며, 한 번 지나간 영광은 쉽게 되돌릴 수 없다. 간혹 과거의 영광을 다시 일으키는 이들도 있지만, 그들은 현실을 냉정히 받아들일 용기를 지닌 자들이다. 결국 과거에 머무는 것은 현재를 마주할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다시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