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를 하기 위해 출근했는데 민원인 두 명이 동시에 지구대로 들어왔다. 공교롭게도 둘 모두 보이스피싱 피해자였다. 서둘러 근무교대를 한 후 두 사람 모두의 피해사실을 확인했다. 둘 모두 똑같은 수법에 당했다. 최근 유행하는 카드배송 보이스피싱이다.
우체국 배달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그들은 피해자들의 이름과 주소 주민번호를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 보니 피해자들이 쉽게 넘어간다. 그들은 00 카드가 발급되어 집으로 배송 중이라고 말한다. 피해자들은 카드를 발급한 적 없기 때문에 자신은 그런 적 없다 말하면, 그들은 그때부터 연기를 시작한다. "어? 00 아파트 0동 00호 김 00님 아니세요?" 피해자들은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정확히 말하는 그들에게 그때부터 속아 넘어가기 시작한다. 그럼 피싱범들은 한술 더 떠 다시 연기한다. "아!! 지난번에도 누가 해킹을 당해 카드가 잘못 배송되었는데 이번에도 그런가 보네요" 그러곤 이렇게 말한다. "제가 고객센터 전화번호 알려드릴 테니까 확인해 보세요"
피해자들은 그들이 알려준 번호로 전화하게 되고 그 전화는 당연히 또다시 피싱범들이 받게 된다. 그들은 검사하는척하며 피해자의 정보가 해킹되어 카드가 발급된 것이 맞다며 수사관에게 접수해 놓을 테니 전화를 받도록 지시한다. 그리고 걸려온 수사관의 전화. 수사관을 사칭하는 그들은 피해자들이 자신을 믿게 하기 위해 카톡으로 가짜 신분증명서, 공문 등을 보낸다. 그럴싸하게 만들어진 문서로 인해 피해자는 더 이상 의심하지 못하고 끌려간다. 그 뒤는 식은 죽 먹기다. 그들은 피해자들에게 휴대전화에 악성어플이 깔린 것을 검사해야 한다며 링크하나를 보내고 피해자들은 의심 없이 그 링크를 누른다. 그럼 오히려 피해자의 휴대폰에 악성어플이 깔리게 되고 그들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자신들이 마음대로 원격조정하며 정보를 빼낸다.
중요한 건 여기서부터다. 그들은 피해자에게 링크를 눌러 또 다른 정보를 입력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비밀번호다. 비밀번호를 넣게 되면 은행 어플에 있는 돈을 빼내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혹시 그들이 주민등록증 사진을 요구한다면 절대 보내줘선 안된다.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알뜰폰을 개설하고 그것으로 대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두 가지를 절대 보내줘선 안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리고 그들은 피해자들의 통장이 해킹되어 금전적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자신들이 말해주는 계좌로 잠시 돈을 옮기라고 말한다. 그리곤 대출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며 대출을 시키고 그 또한 조사해야 하니 돈을 자신들이 지정한 계좌로 보내라고 말한다. 이렇게 그들은 빼먹을 수 있는 모든 돈을 탈취하고 최근 한 피해자는 이런 방식으로 16억이라는 돈을 털렸다.
23년 대비 24년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두 배라고 한다. 눈 뜨고 코베인다는 말처럼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당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한다. 마치 혼이 나간 사람처럼 횡설수설하고 오히려 피해자인 자신들이 죄인이 된 것처럼 행동한다.
정부에서 피해자들에게 일정 부분을 보상한다고 하지만 보이스피싱은 예방이 최선이다. 기본적인 것만 알아두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1. 비밀번호, 주민등록증을 요구한다면 무조건 사기다.
2. 어떤 정부, 금융기관도 돈을 보내라고 시키지 않는다.
그들은 전화를 끊으면 불이익을 당한다는 등 협박한다. 그럴수록 더욱 침착하게 전화를 끊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112등에 전화해서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