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6. 책임은 짐이 아니라 태도였다.

by 오박사

직장생활을 하며 실수한 적이 적지 않다. 대수롭지 않은 일도 있었고, 상사의 꾸지람을 들어도 마땅한 일도 있었다.


그중에는 내가 실수했지만 아무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상사는 누가 그랬냐며 화를 냈고, 사무실 안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모두가 눈치만 보았고, 나 역시 용기가 나지 않아 입을 다물었다.


속으로는 몇 번이고 ‘말할까?’를 되뇌었다. 하지만 혼날 것이 두려워 ‘아무도 모르니 가만히 있으면 괜찮을 거야’라는 악마의 속삭임을 받아들였다. 그날 이후 사무실 분위기는 며칠간 무거웠고, 내 마음도 내내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자 그 일은 잊힌 듯 보였고, 분위기는 다시 밝아졌다.


'이건 정말 다행이었을까.' '과연 그들은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그때 그냥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더라면 어땠을까.' 그 생각들이 오랫동안 마음을 괴롭혔다.


그러다 비슷한 일이 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도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때는 바로 내 잘못임을 말했다.

놀랍게도 상사의 분노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사과하자 “다음부턴 잘해라”라는 말과 함께 격려가 돌아왔다. 사무실 분위기는 잠깐의 해프닝을 남긴 채 금세 밝아졌고, 내 마음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안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은 두렵고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숨기고 안고 가는 일은 훨씬 더 힘들다. 만약 첫 번째 상황이 계속 반복됐다면, 나는 늘 누군가의 뒤에 숨어 실수할까 두려워 일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상 인정해 보니 생각보다 부끄럽지도,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았다.


책임은 짐이 아니라 태도였다. 무언가를 떠안는 순간이 아니라, 도망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순간에 책임은시시작된다. 그리고 그 태도는 결국 나를 조금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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