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일까? 아니다. 오히려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다가 실수하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다. 배우지 않았고, 보지 않았고, 듣지 못한 것을 모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조차 자신의 분야를 벗어나면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모른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수업 시간, “모두 이해했죠?”라는 질문에 선뜻 “아니요”라고 말하지 못했던 순간이 있다. 모두 아는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나만 모르는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나는 많은 부분을 놓쳤고, 반쪽짜리 지식으로 세상을 이해해왔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사의 지시에 대해 잘 모른다는 말을 했다가 질책을 받을까 두려워 아는 체를 했고, 그 결과 더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차라리 잠깐의 부끄러움을 감수하고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면, 실수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 나는 이렇게 모르는 것을 인정하기가 부끄러웠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분명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막연히 믿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게 모르는 것을 계속 넘기다 보면, 언젠가는 더 큰 실수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 변화는 생각보다 컸다. “잘 모르겠는데, 좀 알려주실래요?”라고 말하는 일이 한결 편해졌고, 그때부터 배움의 질과 양이 달라졌다. 나이를 떠나 후배에게도 서슴없이 “그건 네가 좀 가르쳐줘”라고 말하게 되자,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까지 느끼게 되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이 몰라하는 것 앞에서도 면박을 주기보다, 차분히 설명하려는 마음이 생겼다.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무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무지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은 계속 쌓여간다. 부끄러움은 사실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마음일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타인은 나에게 큰 관심이 없다. 그러니 모르면 물어야 한다. 그래야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