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때 매일 입에 불만을 달고 사는 ‘프로 불만러’였습니다. 출근하면 동료들과 모여 “조직이 우리한테 해주는 게 도대체 뭔데?”, “저 선배는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네.”라며 뒷담화에 열을 올리곤 했죠. 당시에는 그렇게 불합리함을 지적하는 제 모습이 제법 정의롭다고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행동은 쏙 빠진 ‘말뿐인 정의’에 불과했습니다.
“상황이 문제야”, “저 사람이 문제야”라고 남 탓을 하면 제 알량한 자존감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어쩔 수 없는 환경의 ‘피해자’로 포장함으로써,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피땀 흘려야 하는 ‘책임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비겁하게 도망쳤던 것입니다. 현실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단 1그램도 하지 않았으면서, 그저 불평을 늘어놓은 것만으로 제 할 도리를 다한 양, 불의에 맞서 싸우는 투사라도 된 듯 행동했습니다.
무엇보다 불평은 동료들과 가장 빠르고 쉽게 동질감을 형성하는 ‘값싼 접착제’였습니다. 서로의 비전이나 긍정적인 가치관을 나누며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누군가를 안주 삼아 씹고 불평에 맞장구를 치는 것은 너무나 달콤하고 쉬웠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눈앞의 초콜릿을 집어 드는 것처럼, 책임 회피와 일시적 위안이라는 ‘심리적 이득’이 주는 유혹은 너무나 강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알량한 위안이 제 삶을 얼마나 갉아먹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불평불만은 저에게서 수많은 기회를 앗아갔습니다. 아니, 기회가 제 곁을 맴돌고 있었음에도 제가 스스로 눈을 가려버렸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우리 마음을 하나의 ‘정원’이라고 가정해 본다면 긍정적인 생각과 시도는 피어나는 ‘꽃’이고, 불평은 생명력 질긴 ‘잡초’입니다. 불평을 입 밖으로 내뱉는 행위는 이 잡초에 정성스럽게 물을 주고 비료를 뿌리는 것과 같습니다. 순식간에 정원을 뒤덮은 잡초는 결국 아름다운 꽃이 자랄 자리마저 빼앗아 버립니다. 저는 제 손으로 제 마음의 정원을 폐허로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새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기본값으로 세팅되었고, 늘 꼬투리 잡을 거리만 찾으며 “거봐, 내 말이 맞잖아. 세상은 엉망이야!”라고 제 우물 안 논리를 강화해 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누군가를 향해 핏대를 세우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화장실 거울을 본 순간, 저는 숨이 턱 막히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거울 속에는 불만과 냉소로 미간이 깊게 파인,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낯선 남자가 저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지나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귀중한 청춘의 시간 동안, 경찰로서 현장에서 쌓아왔어야 할 보람과 감사 대신, 환경을 탓하는 독기만 가득 채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불평하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괴물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세상을 다르게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흘러간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남은 삶의 태도는 제가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자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불평을 멈추고 ‘내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자 가장 먼저 ‘기회’가 보였습니다. 제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고 원망했던 조직은, 제 경험을 후배들에게 나눌 수 있는 ‘동료 강사’라는 빛나는 길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만약 계속 불평의 안경을 쓰고 있었다면 결코 발견하지 못했을 선물입니다.
또한, 부정적인 주파수에만 맞춰져 있던 뇌의 레이더가 정상화되면서 일상의 작은 가치들이 선명해졌습니다. 청명한 날씨, 당직 후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 동료의 무심한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불평의 고리를 끊어낸 것은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삶의 궤도 자체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키는 강력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남을 헐뜯고 원망하는 데 낭비되던 에너지를 온전히 나의 성장과 내면의 평화에 쏟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불평불만은 험난한 세상에서 나를 보호해 주는 든든한 방패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내 두 다리를 스스로 묶어버리는 족쇄와 같습니다.
오늘 하루, 긍정의 꽃씨를 뿌렸습니까, 아니면 불평의 잡초에 물을 주었습니까? 흙탕물이 잔뜩 튄 안경을 쓰고 있다면, 눈앞에 아무리 경이로운 풍경이 펼쳐져 있어도 세상은 그저 얼룩지고 탁하게만 보일 뿐입니다. 그 낡고 더러워진 안경을 과감하게 벗어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깨끗하게 닦인 새로운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여러분의 삶을 바꿀 수많은 기회들이 바로 눈앞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