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어두운 방 안에서 무심코 넘겨본 스마트폰 화면 속 세상은 참으로 눈부십니다. 완벽해 보이는 일상, 눈부신 성취, 행복한 미소들. 물론 그 네모난 화면 속의 모습이 100%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가락을 내릴수록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지며 제 자신은 한없이 쪼그라들곤 했습니다. 화려한 타인의 현실과 퍽퍽한 나의 현실을 번갈아 보며, *"나는 왜 저렇게 살지 못할까?"*라는 날 선 자책이 밤공기를 맴돌았습니다.
비단 SNS 세상만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 시선은 늘 저보다 높은 곳을 향해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성적이 우수하고 눈에 띄게 좋은 옷을 입던 친구들을 곁눈질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번듯한 외제차의 운전대를 잡은 동료의 뒷모습을 보며 남몰래 한숨을 쉬었습니다. 위만 바라보는 사이, 나아지는 것은 없이 제 자존감의 크기만 점점 마모되어 갔습니다.
우리 삶의 비극은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우린 이미 충분히 잘 해내고 있고 어제보다 많은 것을 이뤄냈음에도, 늘 자신보다 더 앞서가는 누군가의 뒷모습만 바라봅니다. 그리고 습관처럼 중얼거립니다. "나는 왜 저 사람처럼 안 될까."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 만든 비교의 감옥 속에서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스스로에게 수갑을 채우듯 날카로운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과연 내가 하고 있는 이 비교는 정당한가?'
우리는 너무도 쉽게 타인과 자신을 같은 저울 위에 올려놓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그 저울은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훨씬 유리한 환경에서 출발의 총성을 들었고, 누군가는 더 많은 지원을 받았으며, 누군가는 운 좋게 지름길을 발견했을 수도 있습니다. 출발선도, 달려온 궤적도, 견뎌온 비바람의 시간도 모두 다른데, 어떻게 똑같은 잣대로 우열을 가릴 수 있단 말입니까?
논리적으로 보아도 타인과의 비교는 완벽한 모순입니다. 비교란 같은 조건, 즉 환경과 능력, 경험이라는 변수가 모두 통제된 'A와 A의 대결'일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A와 B', 심지어 'A와 Z'를 비교하고 있었습니다. 종목이 전혀 다른 게임을 뛰고 있는 선수들을 하나의 점수판에 올려두고 채점했던 셈입니다.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 불공평한 재판을 열고, 제 자신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누군가를 바라보고 비교하는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비교의 '방향과 기준'에 있었습니다. 저는 늘 타인의 '화려하게 편집된 하이라이트 영상'과 저의 'NG 투성이인 원본 영상'을 비교해 왔습니다. 애초에 상대가 될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게다가 타인이 가진 돈이나 외모 같은 단편적인 조각만으로 저라는 사람의 전체 가치를 난도질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건강한 비교라면 *"저 사람처럼 되려면 지금 내게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져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제 비교는 늘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는 자기비하의 늪에서 허우적대다 끝나버렸습니다.
이 지독한 늪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살아가며 비교하려는 본능을 완전히 도려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화살표의 방향을 트는 것은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타인을 향한 시선을 '평가'에서 '참고'로 바꿨습니다.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볼 때면 *"아, 저 사람은 저런 길을 걷고 있구나.", "저런 방식도 있네."*라며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거기서 생각을 멈췄습니다. 신기하게도 타인에 대한 평가의 스위치를 끄자, 짓눌려있던 삶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제 인생에서 유일하게 공정한 비교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어제의 나'와의 비교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출발선이 같고, 살아온 환경이 같으며, 짊어진 삶의 무게가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공정한 매치업입니다. 타인과 비교할 때는 늘 꼴찌 같았던 제가, 어제의 나와 비교하기 시작하자 매일 조금씩 승리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버텼고, 조금 더 타인을 이해했으며, 조금 더 성숙해졌습니다. 그 변화의 보폭은 작았지만, 제가 나아가는 방향만큼은 너무도 선명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비교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와 비교할 것인지, 그 비교를 성장의 연료로 쓸지 자학의 칼날로 쓸지는 온전히 우리의 선택입니다. 타인의 화려한 결과물로 나를 깎아내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어제의 나와 경쟁하며 오늘을 더 단단하게 채우시겠습니까? 어제의 나보다 조금 모자라도 괜찮습니다. 비어있는 부분은 내일 다시 채워 넣으면 그만이니까요. 저는 시선의 방향을 바꾼 뒤에야 비로소 비교의 감옥에서 걸어 나와 진정한 자유를 얻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이 게임에, 이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