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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박사 Mar 15. 2020

아빠가 미안해!!

한 번씩 아이들과 말다툼을 할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 애가 된다는데 그 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아이들과 말다툼을 하면 유치한 복수를 다짐할 때도 있다. 그 복수를 말로 내뱉을 때도 있다. "앞으로 아빠 일찍 안 들어올 거다", "앞으로 아빠한테 돈 달라고 하지 마"등의 말로 말이다. 그러곤 서로 어색한 하루를 보낸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내가 화를 냈던 부분들은 아이를 너무 아이로만 바라보아서 생긴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아이들도 알 것은 다 아는데 내가 어른이니까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꼰대 같은 생각에 화를 냈던 것이다. 물론 아이도 어느 정도 잘못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어른으로서 유치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어른이 아이에게 직장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사과를 하는 것은 참 힘들다고 한다. 사과를 하게 되면 자신의 권위가 떨어지거나 자존심이 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과는 진정한 리더의 언어라고 한다. 솔직히 내 위의 누군가 진심으로 사과를 했을 때 그 사람이 권위가 떨어져 보이겠는가 아니면 존경심이 들겠는가? 누가 봐도 후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특히 아이들이 자심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잘하는 아이로 자라게 만들고 싶으면 어른이 먼저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싸우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감정이 사그라들면 아이들에게 가서 내가 잘못한 부분을 먼저 사과했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들도 잘못한 부분을 사과한다. 아이들도 말하고 싶었는데 먼저 말을 꺼내기 어려워 망설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럴 때는 어른이 먼저 말을 꺼내 주면 아이들은 이때다 싶어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다. 아직도 한 번씩 아이들과 싸울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먼저  사과하러 올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마음이 짠해지면서 아이들을 한번 안아주고 오히려 더 격려해준다.

아이들은 예전의 우리와 달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심지어 어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안다. 별 것 아닌 거 같지만 사과는 중요하다. 마음의 감정을 풀지 않고 쌓아두면 언젠가는 터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른이 먼저  사과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더 멋있는 일이다. 그러니 아이에게 잘못한 것이 있다면 먼저 사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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