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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Dec 27. 2020

가족, 지인이 나를 노린다??

14장

코로나 19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서면서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꺼린다. 112 상황실에 있다 보니 이 상황이 더욱 실감 난다. 9시 이후 신고가 한 건도 없는 날이 있을 정도다. 이에 편승하여 최근 가족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눈에 띌 정도로 급격하게 늘었다. 경찰서를 방문하는 피해자들이 늘었고, 피해를 입기 직전 신고를 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며칠 전 사기 피해를 당하기 직전 전화를 끊고 신고한 피해자를 상담했다. 카톡에 저장된 딸에게서 톡이 왔다고 한다. 

딸 : 엄마 나 지금 폰이 망가져서 통화는 안되고 톡밖에 할 수 없어

엄마 : 무슨 일인데?

딸 : 학교에서 지금 당장 뭘 사라고 하는데 빨리 사지 않으면 큰일 나. 그러니 엄마 주민등록증하고 카드 사진 찍어서 보내줘. 

신고자는 그들에게 주민등록증 사진과 카드 사진을 찍어서 보내줬다. 그러자 딸은 비밀번호까지 요구했다. 아무 의심 없이 시키는 대로 하던 신고자는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어 딸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딸은 자신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만약 딸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비밀번호까지 넘겨줬을 거다. 딸과 통화한 신고자는 112 신고 후 카드를 정지시켰다. 다행히 금전적 피해를 입지 않았다. 같은 날 5명의 신고자와 더 상담을 했다. 대부분 비슷한 수법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런 걸 어떻게 당할 수 있냐고 말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당한다. 이전에도 강조했듯이 사기범죄는 우리의 빈틈을 노리기 때문이다. 사람인 이상 누구나 빈틈은 생기게 마련이고 하필 재수 없게 그때 사기꾼의 마수가 뻗쳐오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평소에도 카톡으로 자녀들과 돈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톡으로 돈 좀 보내달라고 이야기하면 바로 돈을 보내주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피싱범들은 피해자들이 생각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무조건 급하다고 몰아친다. 지금 당장 입금이나 결재를 하지 않으면 마치 큰일이 생길 듯이 말이다. 또 이들이 당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카톡에 뜨는 이름이 실제 내가 저장해 놓은 자녀와 같은 이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 카톡에 "우리 딸", "귀염둥이", "우리 아들"이라고 저장해 놨다면 실제 저장된 이름으로 카톡이 온다. "엄마 바빠?", "엄마 뭐해?" 이런 식으로 대화를 걸어온다. 전화로 이야기하자고 말하면 폰이 고장이 났거나 통화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음을 핑계로 전화를 거부한다. 


최근에는 문화상품권 또는 상품권 등을 구매한 후 핀 번호를 불러달라는 사기가 늘고 있다. 피해자들이 핀번호에 대해 생소한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핀번호만 불러주는 것만으로는 큰 문제가 없고 원본을 피해자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반품이 된다고 속이는 것이다. 하지만, 핀번호를 불러주게 되면 핀번호를 이용해 상품권을 판매해 현금화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피해자가 들고 있는 상품권은 쓸모없는 휴지가 되는 것이다. 또한

`팀뷰어` 등 스마트폰 원격제어 앱 설치를 유도하는 수법도 자주 활용된다. 일단 피해자가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면 피싱범이 이 해당 휴대폰을 직접 제어하거나 개인정보를 탈취해 온라인 결제 등을 통해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메신저 피싱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중년들을 주로 대상으로 한다.   


그럼 이들은 어떻게 자녀의 이름으로 카톡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자녀의 스마트폰에 악성코드가 깔려 해킹을 당했거나 네이버 주소록 등이 해킹을 당해서이다. 스마트폰이나 주소록이 해킹을 당하게 되면 저장되어 있는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빠, 엄마, 삼촌, 장모님, 친구 등 가까운 지인에게 카톡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해킹 방지를 위해서는 무료 와이파이 사용을 자제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주소 링크 클릭 금지, 악성코드 검사 일상화가 필요하다. 또한 네이버, 구글 등 접속 보안 강화도 필요하다. 


핸드폰 고장, 분실 등의 사유로 연락이 어렵다고 하면 메신저 피싱이 의심되므로 더욱더 주의하여 메시지 대화를 중단해야 하며, 112에 피해, 문의 신고를 하여 확인 절차를 거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개인정보 노출 시에는 금감원 피해예방 시스템에 등록하고 의심이 되면 은행계좌 지급정지 신청, 카드 재발급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날이 갈수록 지능화되어 가는 스미싱, 피싱 범죄는 지속적인 관심과 예방만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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