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동전도사?

by 오박사

출근을 알리는 알람이 "굿모닝"을 시끄럽게 외쳐댄다. 눈을 감은 채로 겨우 일어나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딸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딸아이는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됐다. 오늘이 2학년 첫 등교날이다. 딸아이가 들어온 이유는 가장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될 수 있는지를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신이 아닌지라 그것을 알 수는 없었지만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니 뭐라도 해줘야 할 것 같았다. 나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딸아이에게 동전을 하나 가져오라고 했다. 딸아이는 곧장 동전을 찾으러 갔다. 아빠가 뭘 하려는 지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을 보니 급하긴 했나 보다. 어디선가 겨우 십 원짜리 동전을 하나 찾아왔다. 십 원짜리 동전을 손바닥에 올리고 앞면이 나오면 같은 반이 되는 거고, 뒷면이 나오면 같은 반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곤 동전을 던졌다. 팽그르르 돌던 동전이 손바닥에 착지했다. 그 순간 다른 손으로 동전을 가렸다. 순간 우리는 긴장된 시선으로 내 손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이게 뭐라고 나도 덩달아 긴장을 하는지. 가린 손을 치우자 동전의 앞면이 보였다. 딸아이는 '앗싸'를 외치며 학교 갈 준비를 시작했다. 얼마나 간절했으면 중학교 2학년 아이가 이런 미신 같은 행위를 믿고 싶었을까?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 있던 중 딸아이에게 카톡이 왔다. 그 친구랑 진짜로 같은 반이 되었다는 것이다. '대박'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50%의 확률이지만 어찌 됐든 맞췄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졸지에 나는 동전도사가 되어버렸다. 앞으로 딸아이는 종종 나에게 동전 점을 봐달라고 요청을 할 것 같다. 금방 나의 동전운이 들통날 테지만 그래도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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