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그리다

by 오박사

5살쯤이었을 때(그때가 가장 귀여웠음)의 아들과 단 둘이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아들이 운전하고 있는 내 무릎 위로 계속 올라온다. 아들을 제지하는 순간 맞은편에서 차량 한 대가 중앙선을 넘어 내 차를 향해 돌진해왔다. 너무 놀라 핸들을 틀었고 내 차는 옆의 차벽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다행히 우리 둘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갑자기 장소는 사람이 많은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으로 바뀌어 있고 아들은 벤치에 앉아있다. 나는 아들에게 운전할 때 아빠 위로 올라오면 안 된다고 훈계하며 한 번만 더 올라오면 여기다 놓고 가버린다고 큰소리쳤다. 그러곤 잠시 기다리라고 하며 사고처리를 위해 차량 쪽으로 간다. 보험사 직원과 이야기를 하고 돌아와 보니 아들이 없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아들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머릿속에선 혹시나 내가 자신을 놓고 갔을까 싶어 나를 찾으러 간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으로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한다. 그때 누군가와 함께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 어떤 여성분이 자신의 딸로 보이는 아이 세명과 우리 아들과 함께 자장면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아들의 자장면을 보니 배가 많이 고팠던지 춘장이 덜 비벼졌는데도 허겁지겁 자장면을 입안으로 욱여넣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아들을 바로 안아주고 싶어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가다 꿈에서 깨어났다.


나는 중학교 2학년인 딸과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누구나 그런 맘이 한 번쯤 들었겠지만 정말 아이들이 가장 귀여운 모습이었을 때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아직도 한 번씩 그때의 아이들이 계속 생각난다. 물론 지금도 우리 아이들이 좋기는 하지만 그때만큼 아빠에게 안기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마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라고 하면 그때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아마도 꿈에 그 시절의 아들이 나온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장면이 아직 머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오늘은 아들을 한번 꼭 안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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