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과 혼란에 빠진 세상

by 오박사


처음 카톡 전송이 되지 않았을 때 전화기가 오래돼서 그런 줄 알았다. 재전송 버튼을 몇 번이나 눌러도 작동이 되지 않으니 답답하기도 했고 걱정되기도 했다. 혹시나 해서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보니 연결이 되었다. 나만 카톡이 되지 않나 싶어 상대에게 물어보니 마찬가지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상하다 싶어 인터넷을 검색해보다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카카오톡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해 카톡이 안된다는 것이다. 세상에 혼란이 찾아왔다. 카톡이 되지 않으니 여기저기서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싶어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문자는 숫자 1이 사라지는 기능이 없어 상대방이 빨리 답장을 보내지 않으면 확인을 했는지에 대해 또다시 걱정이 생겨버린다. 그동안 우리가 카톡에 얼마나 많은 의존을 했는지 이번 사태로 인해 드러났다. ‘라인’이라는 대체 메신저가 있긴 하지만 카톡을 대체하기엔 부족하다. 카톡으로 하루종일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아마 금단 증상 같은 불안증세까지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일종의 위기감 같은 것을 느꼈다. 카톡이라는 연락 수단이 몇 시간 마비되었을 뿐인데 온 세상이 혼란에 빠지다니. 그래도 사람들은 다른 수단으로 버텼는데 만약, 스마트폰이 정지되어 버린다면? 우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사회는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예전에는 분명 ‘휴대폰’이라는 것이 없어도 잘 지낸 적이 있었는데 어느새 우린 손바닥만한 기계에 너무 많은 시간과 정신을 빼앗기고 살고 있던 것이다. 새벽에 카톡이 복구되었다. 다행이긴 하지만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 번 생각해 보자. ‘SNS, 인터넷 쇼핑, 폰뱅킹, 주식, 게임, 유튜브, OTT방송, 결제, 네비, 검색’등이 안 된다면 나는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물론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엄청난 혼란과 불안이 우리를 잠식할 것이다. 앞으로 ‘이런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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