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이 되지 않는 말

by 이용현

기차 안.

막 기차에 오른 손주와

밖에서 손을 흔들며 사라지는

할머니의 통화 음성이 들린다.


기찬아. 잘 가고 우리 다음에 또 보자 응.

네, 할머니 사랑해요요.


모두가 침묵 속인 객실 안에

큰 목소리로 통화한 손주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한데

듣기가 거북하지 않다.


할머니. 사.랑.해.요.


통화는 밖에서 해야하고 최대한 침묵해야 하는 객실이었음에도

누구도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크면 클수록 좋은 것이었구나.

유독 소음이 되지 않는 말.

그것은 사랑이란 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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