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일은 계속 미뤄집니다

당신에게 보내는 일상의 안부

by 이용현

루고 있는 일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회사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들과 개인적으로 만나야 할 사람들과의 약속.

거기에 이번에 신간이 나왔는데 여러 곳에 홍보해야 할 자료 작성, 그리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부모님과의 여행.


거기에 왜 이렇게 하루는 짧은지 미루는 일들을 우선순위로 처리하고자 함에도 정신이 없고 편안함에 길들여져 나에게 불편한 것들을 모두 미루고 편식을 하듯 달콤한 일들만 먼저 하며 지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중 마음에 쓰이는 것은 며칠 전 어머니가 자신의 노화가 걱정되었는지 콜라겐을 먹어보겠다며 아들 콜라겐 좀 사서 보내줘, 했는데 주문을 해놓겠다고 하면서도 벌써 그 일을 일주일이나 미뤄버렸습니다.


어머니는 오늘도 전화해 언제 보내느냐며 채근을 하고. 저는 그저 바빠서 정신이 없었다며 미안하다는 말과 핑계를 댈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1년 전 예약해 둔 어머니의 진료 예약이 었었는데 그 일을 까마득히 있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열차도 뒤늦게 예매해 버려 간신히 나오는 표를 애매해 어머니를 모셨습니다.

그저 나는 약해진 태도로 최대한 다정하게 미안하다는 말 밖엔 드릴 게 없었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함에 있어서 나중에 해야지. 하고 하나 둘 미뤄놨다간 모든 일이 다 미뤄지는 아이러니한 현상.

그러니 해야 될 일은 그때, 생각난 일은 바로 그때 해야 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루면 계속 미뤄집니다. 함께 떠나야지. 하고 한 번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와의 여행을.

밥을 살게. 해놓고는 저만치 파도처럼 밀려난 메신저의 사람들을.

앞으로 빠르게 당겨와야 할 텐데. 그만 미뤄놔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섭니다.


나에게 시간을 내어주지 못하고 바쁘다는 사람을 제일 싫어했는데 이젠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 참으로 이기적인 인간이라 여깁니다.


바빠서. 정신이 없어서. 그러면서도 1인칭의 입장으로 내가 하고 싶고 중요한 건 모두 다 해버리는. 인간.

하루빨리 산더미처럼 미뤄놓은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야겠습니다.

그만 이기적이고 나의 시간을 조금 더 나눠 써야겠습니다.


혹여나 이 글도 미뤄질까 봐 한 시간 전부터 계속 미루면 미뤄진다. 미루면 미뤄진다. 이 문장을 되내고 겨우 책상에 앉아 써 보냅니다.

한 번 미루는 일은 영원히 미뤄질 수도 있으니 서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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