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순간은 함께할 때 더 아름답다.

나는 아직 여행 중입니다.

by 이용현

평온한 잠이었다. 알람이 아닌 새들 소리에 깼다. 아침다운 아침이었다. 1층에 이미 준비되어 있는 토마토와 치즈, 빵으로 아침을 때웠다.


씻지도 않은 채로 마당으로 나갔다. 기지개를 켜고 멍하니 의자에 앉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아침을 오래도록 만끽했다. 아니, 아침을 제대로 살고 있었다.


여전히 떠나오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이 하는 일은 늘 신선함을 준다. 다른 공간에서 다른 패턴으로 아침을 만나는 일은 새로운 시간을 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 행복한 아침을 함께 나눌이가 나에게는 없었다는 것.

고단함 속에서 찾아오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뒤로하고 찬란하고 경이로운 순간의 황홀함을 함께 나눌 이가 아직 나에게는 없었다는 것.


지금 이 아침을 함께 나눌이가 있었다면 시간이 흘러도 우린 타국에서 눈 뜬 아침을 서로 기억하며 그때 참 좋았지, 라고 말하고 나도 좋았어라는 말과 함께 기억의 유효기간을 연장시키진 않았을까.


때로는 혼자 떠난 여행이 장점을 주기도 하지만 단점도 공존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순간을 혼자서만 알아야 한다는 게 배가 아프다.

아름다운 순간은 함께 나눠야 빛을 발한다.


반짝이도록 눈부신 아침을 혼자 다 갖기엔 아까운 아침이었다.


글 사진 이용현

#터키 샤프란볼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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