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안에서 받은 선물
깊은 상처를 받을 때면 종종 짐을 쌌습니다.
저에게 여행은 설렘이 아닌 치유에 가까웠습니다.
떠난다는 말은 상처받은 마음을 버리러간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매번 긍정적이어도 부정적으로 찾아오는 마음은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이어서 나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떼어놓고 오자 했습니다.
우연히 터키로 가는 공항에서 외국인이 건네준 꽃한송이에 마음이 몽땅 내려앉은 적이 있었습니다.
모르는 이에게 자기의 소유물을 건네 준 것.
이내 마음에도 붉은 물이 들었습니다.
정확하지 않지만 지금도 그때받은 꽃향기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향기 만큼 쉽게 사라지면서도 오래 남는 것이 어디 또 있을까요.
사람은 사람에게 물이 듭니다.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기억하기보다 서로의 체온을, 서로의 향기를 기억하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그대에게 어떤 사람일까요.
어떤 향기일까요.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