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보며 산다는 것

면접 그 뒷이야기

by 이용현

그토록 선망하던 회사.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

그러나 높기만한 취업의 문턱.

결국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했던 높은 곳.


임원까지 하면서 전성기로 잘나가던 남자가 내 앞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이력서를 보는데 그저 화려했던 경력 앞에 고개를 젓는다.

속으로 생각한다. 내가 가보고 싶었던 회사를. 건너건너 다닌 대단한 남자. 내가 지원했더라면 반대로 나를 면접봤을 남자.그러나 지금만큼은 그저 지원자. 동네 아저씨.


일을 해야만 될 것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이제 육십이 넘어버린 그 임원 출신 지원자는 퇴임을 하고 또다른 일자리를 알아본다고 했다.


명문대 졸업. 대기업을 다니고 퇴사.

나이 제한이 없다는 걸 듣고 지원했습니다.

다른 면접자가 들어왔다.

육십에 가까워지는 면접자의 얼굴에 아버지의 얼굴이 겹쳤다.


일 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안해본 일이 없습니다. 나.나이는 많지만은

제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 믿고 지원했습니다.


아버지가 또 생각났다.


모든 질문은 냉정한 투로 이야기 했다.

면접관으로서 감정에 흔들리고 싶지 않다.

기준은 늘 명확해야만 한다.

타협은 할 수 없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면접을 마치고 돌아가는 아버지 또래가 유독 많은 날이었다.


삼십년 뒤의 내모습을 그려봤다.

나이를 먹어도 저렇게 평생 일거리를 찾아 움직여야 하는 모습.

영원한 건 없다. 그러니 평생 방황하고 고민하고 선택과 결정을 해야한다. 저 어르신들처럼 삶은 비슷한 굴레로 돌아갈 것이다.


나이를 먹고 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자만이 사라졌다.

보이는 것이 허무해보였다.

화려한 스펙과 대단해보이는 명함.


그려본다.

노년이 되어 내 모습은 어떨까.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누구나 명예도 권력을 내려놓은 그 시점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 있을까.

이력서에 나는 어떤 삶을 채워 넣을 것인가

죽음을 맞이 할 때 가져갈 것은 무엇인가.

꼭 가져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직장에서 면접을 본다.

그러나 그 일은 끝내 나를 들여다 보는 일이다.


나는 지금 나에게 합격인가 불합격인가.

내 인생을 팔 수 있다면 나는 내 인생을 다시 살 것인가 버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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