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그가 준 바디샤워로 1년간 몸을 씻었다.
어제의 어두운 과거
좋지 않던 기분과 함께
아침부터 내려앉은 미세먼지들을
씻어낼 때마다 그를 떠올리기도 했다.
어느덧 바닥이 드러나 거품이 묻어나지 않을 때에도
마지막 한 방울을 짜내면서도
그의 모습까지도 함께 짜냈다.
선물이란 눈에 잘 보이는 것.
오랫동안 내 몸에 붙어 쓸 수 있는 걸 줘야하는 것이었다.
그간 사람이 사람에게 줬던 선물들은
일상 속에서도 나를 버리지 말아달라는
상징의 하나. 혹은 자신을 기억해달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