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억지로라도 인연을 만들어야 했을까.
소개 끝에 만남을 마치고 돌아온 날에는
허한 바람이 가슴에 돌이 되어 앉았다.
어설펐던 나의 말과 행동.
어떻게든 마음에 들어보이려 했던
내 모습들은 마치
쇼윈도에 비치는 마네킹 같기도 했다.
지쳐가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 사람에 대한 미련조차 없어지는 듯 했다.
일주일 동안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날.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어
예쁘게 나를 포장한 날.
나는 오늘 선택받지 못했고
이 날에 다친 자존심을 기억하며
아무나 선택하지 않을 것이었다.
저마다 인연이 있다고는 하는데
나의 인연은 어디에 있었을까.
이런 억지를 쓰지 않고도 과연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날 수 있다면
그 때는 대체 언제일까.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