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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Jan 16. 2017

시간이 약일 거라는 어리석음.

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이별의 고통은 시간으로

견뎌지는 것이 아니었다.

숙취처럼 자고 나면 달라지는 것.

시간에 기대면 아물거나 하는 것과는 다른.

마음 속에 뭉쳐있는 원망의 감정을 치우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었다.


물리적인 시간이 흘렀다 치자.

시들어버린 꽃이 뭉개질 때에도

향기를 잃은 고통에 괴로워한다면

그때는 몇시간 위로가 필요할까.


자신 스스로가 향기에 대한 의미를 지우거나

집착을 지워나갈 때만이 홀가분해질 수 있다.

멍하니 시간을 기다리는 일은 어리석을 수도 있다.


시간은 도구일 뿐.

실연의 아픔을 지우는 지우개는 아닐 테니까.


무뎌지긴 하겠으나. 견뎌질만 하겠으나

시간이 모든 약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글 사진 이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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