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정시에 일어나겠다고 알람을 맞춰놓고
조금 뒤로 알람을 미룬다.
일어나야 할 시간이 다가왔음에도
나만의 체온으로 밤사이 데워진
침대 안의 온기가 좋아서 쉽게 떠나지 못한다.
조금만 더 있자. 조금만 더 있자.
끝끝내 길들여진다.
좋은 사람. 좋은 풍경. 좋은 것과 함께 있다보면.
그 자리 곁에서 떠나기 싫어진다.
당신도 알람 같았다.
당신을 떠나겠다고 했는데
자주 약속을 어겼다.
조금만 더 있자.
우리 조금만 더 있자 하면서.
정시에 당신을 떠날 자신이 없었다.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