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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Mar 29. 2017

가끔씩은 우리 제주도에 다녀와요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그리움

가끔


가끔씩은 우리 제주도에 가요.

그리움이 있다면 그 힘으로

단란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텅빈 자리에 마주 앉을 당신은 따뜻한 사람일 거예요.

푸른 빛처럼 맑고 투명하게 빛날 것 같아요.

차가운 말을 뱉는다 해도 여전히 따뜻한 사람.

오후에는 산책도 해요.
커피 한 잔도 나눠 마시며 노래도 들어요.

노래는 바닐라어쿠스틱과 인디밴드들의 노래들로 채워요. 바람을 맞으며 햇볕아래 잠시 머물러 있어요.
살아있음을 느끼게.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게.

꽃이 핀 게 아니에요.

물든 거예요.

겨울을 이기고 차분히 봄까지 기다린 당신의 착한 마음이 곱게 곱게 퍼진 거예요.

고마워요. 봄과 여름의 경계선
그 부근에 당신을 만났어요.

행복했으면 해요.

어디서나 언제든.

살아서. 살아서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당신의 행복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비록 내가 아니더라도.

나라면 더 좋겠지만.

당신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니까.

사람들이 결혼을 하네요.

더이상 혼자가 되지 않는 연습을 하는 거죠.

함께라는 이름으로 약속을 하는 거죠.

너무 부러워하지는 말아요.


당신도 나도 찬란한 시절을 보내고 있잖아요.

충분히.

1년에 한 번 오는 봄이면 같이 제주도에 가요.

봄에는 헤어지지 마요.

사람없는 텅빈 계절을 보내지 않도록.

꽃이 피었잖아요. 여기저기 꽃다발이 한가득이잖아요.

봄에는 헤어지지 마요.

예고도 없이

비가 자주 오곤 하죠.

예쁜 풍경이 보고 싶었는데

먹구름이 떠나지 않아요.

이렇게 흐린 날이 지속되지만
고마운 것도 있죠.

흐림으로 인해

맑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게 해줬어요.



글 사진 이용현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1년만에 만난 사람들과 풍경과 그리고 제주도.

모든 게 다 그리움인데. 언제 또 이것들과 이별하며 살아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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