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살아있는 가치가 있다

서른 부근의 어느 멋진 날

by 이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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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맑은 날 제주에 있었다.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는 일이 생각보다 따뜻했다.

거센 파도가 눈 앞에서 부숴지며 잔잔해질 때 저들도 저리 살아서 몸부림을 치는구나, 했다.


포근한 빛이 얼굴에 자주 닿을 때마다 손을 들어 빛을 가리려다 그만 그대로 모든 빛을 얼굴에 말없이 맞아주었다.


빛들의 살아있는 움직임을 억지로 걷어내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순간의 살아있음을 생으로 느껴보려 했던 것이다.


빛이 가득 들어찬 오후.

숨을 쉬고 있었다.

오늘 이 빛으로 여기저기서 꽃들이 피고

어둔 곳곳마다 환한 마당이 되겠다.

그러므로

빛이 드는 모든 날에 당신은 살아 있는 가치가 있다.

당신의 숨으로 누군가에겐 도움이 된다고.


살아서 아름답게 멋졌으면.

꿈틀대는 외로움과 텅빈 허전함이 가득해도

죽기 전까지, 한 번 뿐인 당신의 생에.

당신의 이름 안에.


글 사진 이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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