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부근의 어느 멋진 날
밥을 먹자고 먼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훗날 내 죽음의 식장에 오는 사람들의 숫자라고 생각하면 그건 너무 비극적인가요.
최근 밥을 먹자고 하지 못했어요.
내 기분이 번질 것을 염려해서.
혼자 자주 밥을 먹다가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이렇게 계속 혼자 밥을 먹다 죽으면
장례식장에는 누가 올까.
장례식장에 보통 아무나 오지는 않잖아요.
분명 나와 일부의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일 텐데.
그 사람들은 나에 대한 기억이 대체 뭐가 있을까.
기억이라는 것이 밥이든 술이든. 시간을 나눠써야만 가능한 것인데 지속해서 혼자 밥을 먹는다면 나눠쓰는 시간이 없으니 죽음의 끝에도 홀로 외로워지지 않겠냐고.
신기한 게 하나 있어요.
한때 함께 밥 먹고 술 먹던 사람들은
소식도 없이 사라진 채 조용하죠.
원망할 건 아니에요.
우리는 그때의 시간에, 서로를 기댄 것 뿐이죠.
타이밍과 환경이 서로를 있게 끔 해주다 그러다 다시 다른 환경이 서로를 잊게 해줬다, 해야할까.
완전 궁금해요. 결혼식장에 누가 와줄까보다
장례식장에 누가 와주게 될까.
걱정은 하지 않아요.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때에도 타이밍과 환경에 맞게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이 올 테니까요.
시간을 나눠 쓴 사람들이라면
그 기억으로 올 겁니다.
너무 자주 밥을 혼자 먹거나 술을 혼자 먹진 말아야겠어요.
더 자주 함께 살아야겠어요.
내 기분이 물들지라도 그런 내 모습을 기억할 수 있도록.
그게 진짜 나 잖아요.
그러니 이제 알겠죠.
같이 밥 먹자라는 말이 얼마나 좋은 말인지.
따뜻한 위로인건지.
결국 우리는 쌀을 씹는 행위를 넘어서
시간을 나눠 먹자는 거예요.
밥, 밥 먹자는 말이에요.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