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부근의 어느 멋진 날
절망하는 일이 잦아진 요즘.
지인이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네가 부러워. 너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졌잖아. 이를 테면 내가 잘하지 못하는 재능을 넌 가졌으니까.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너는 할 수 있잖아. 마음껏."
"누구에게나 절망은 있지만 그 절망이 끝은 아닐 테고. 아직 내가 봤을 땐 넌 괜찮은 것처럼 보여.너무 힘들어 하진 마. 다행이라고 자주 생각해 봐. 고통은 언제나 상대적이야. 마음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해."
내 절망의 무게는 타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버겁다는 것인데. 그가 꺼낸 말을 천천히 곱씹는 순간 나는 위로받고 있었다.
뜻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 좌절에 부딪칠 때 고통의 크기는 언제나 내가 쥐고 있는 생각의 크기에 비례한다.
생각의 주머니가 작을수록 고통은 부풀어 오르고 스스로 그 생각에 지배되어 무너지지만 생각의 부피가 큰 공간에서는 고통은 하나의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여길 수 있다.
좌절하는 일이 많을수록 그 일과 거리를 두고 멀리서 보거나 관점을 달리하면 스스로 얽매여 고통받는 일을 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괜찮아보인다니. 한 편으로 내가 부럽다니.
나는 누군가의 부러운 인생이 될 수 있다니 그 말이 참 근사했다.
부끄러운 인생이 아니라, 부러운 인생 그런 생은 나를 또 기대하게 한다.
고통의 끝에는 언제나 반드시 겪어내야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며. 비록 끝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