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부근의 어느 멋진날
봄이 다 지나가 버렸다.
더이상 봄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어떤 환상조차 품지 않게 됨으로써.
애써 잊은 척 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기대를 저버림으로써
봄이 와도 봄이 아닌 듯 보내버린 시간.
모든 일에 기대와 설렘이 없다면
관계도 사랑도 진부해지고
어떤 이에게도 사랑 하나 품지 못하게 될 것 같다.
그건 너무 슬픈 마음이지 않은가.
그대, 움추린 어깨를 펴고
우리 같이 다시 하늘을 바라보자.
아직 떠나지 않은 햇볕이
우리 앞에 남아 있으니.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