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혼자 떠나서는 안될 곳

여행에서 느끼는 흥미로운 생각들

by 이용현

어디론가 훌쩍 혼자 떠나기에 좋은 곳이 있을까요?

누구나 이렇게 질문을 해온다면 한 번은 제주도를 추천해줄 수 있을 테지만 사실 내 기준에서 4월 5월 만큼은 혼자 제주도를 떠나라고 추천하기엔 어려운 곳이 되어버렸다.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과 파스텔화를 그려놓은 듯한 애매랄드 빛 바다. 고운 모래. 청초한 하늘. 착한 바람. 그리 뜨겁지 않은 햇살. 예쁜 신랑신부의 웨딩 촬영. 푸른 잎새들의 흔들림.


지난날 이 모든 아름다움을 혼자의 눈으로만 자주 담았으나 순간의 황홀감을 여럿이 나누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컸다.
이토록 좋은 장면을 혼자 간직해야 한단 말인가.

그렇게 우연히 만난 멋진 풍경 앞에서, 혹은 블로그가 아닌 무심코 걸음을 세워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맛집 중에 맛집을 발견한 희열 앞에서 입 밖으로 차오르는 기쁨을 향유할 수 없다는 사실에 나는 서글펐다.

복습을 하듯 예쁘다는 말을 쉴 곳이 뱉어도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곁에 없었다는 것은 나를 얼마나 외롭게 했는지.


그것도 봄. 4월 5월의 따스한 계절 앞에 혼자 맞딱들인 아름다움이라니. 아무리 셀카를 찍고 혼자 웃음을 보여도 함께라는 이름이 그리웠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누군가가 옆에 있었더라면 지금의 순간이 더 빛나거나 흥이 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물론 혼자 떠나는 제주든, 함께 떠나는 제주든 취향과 정서 상황의 차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4, 5월 만큼은 혼자 제주도를 떠나라고 아니 추천하고 싶다.


눈 앞에 펼쳐지는 사사로움 앞에서 자주 자주 예쁘다고 말을 합치고 감탄하고,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좋다라는 말을 무한대로 덧댈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이들과 함께 떠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보낸 제주의 기억은 두고두고 봄과 여름의 문턱에 남아 해마다 서로를 떠올리겠지. 기억을 소유하고 있는 서로들은 조금 덜 외롭겠지.


4월과 5월의 경계.
내가 결코 혼자서는 떠나서 안될 곳.

그곳은 제주도.


글 사진 이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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