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아닌 시간을 눈으로 바라보는 고수

서른 부근의 어느 멋진 날

by 이용현

신중히 손톱을 자르는 일초의 시간.


손톱을 자르며 시간이 보이는 사람은 삶의 연륜으로 치자면 고수쯤에 속한다. 시간이 눈에 보인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 손톱을 신중히 깎다보면 알게 된다. 한 단계 위에 속하는 고수는 아니 손톱을 잘라내는 일이 단순한 손톱을아내기보다 시간을 잘라내는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다.


툭, 툭,

그 흔한 손톱을 잘라내는 일조차 아끼고 아끼고 있다는 것에 모자라 야금야금 밤사이 흘어갔을 시간까지도 감지해 내고 있다는 것. 하루가 흘러갔을 때 0.001m의 눈금 같은 보이지 않는 손톱이 자랐을 거라고 대략 짐작하고 있다는 것.


흐르는 시간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진짜 아낄 줄 아는 사람들이다.


어느덧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자신이 살아내고 싶은 생을 다 살아낸 나머지 이제는 시간이 다 되었네. 내가 죽을 시간말이야. 하고 깨닫게 된다면 인생 참 알차게 잘 살았구나, 할 텐데.


시계만 눈으로 보는 사람이 아닌, 흐르는 시간의 소중함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

그런 고수가 되고 싶다.

당신들이 내 앞에서 깜박이는 눈이, 내쉬는 숨이 얼마나 가치있고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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