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부근의 어느 멋진 날
지난 파리 여행에서 이른 아침 꽃을 몸에 품고 가는 여자를 보고 난 뒤로 아주 가끔 꽃을 사가지고 귀가한다.
낭만이란 뒷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 했다.
마음이 다치면 약국이 아닌 꽃집에 가야 한다고 지난 일기에 썼다.
시들 것을 알면서도 피어있는 순간이 좋다.
죽을 것을 알면서도 살아가는 내가 기특하기도 한 것이.
삶이 예뻐질 것만 같다.
꽃을 든 내 손은 착해지고 말 것이다.
단지 오늘 하루뿐이라도.
꽃을 산 마음에는 악이 없다.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