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부근의 어느 멋진 날
죽어있는 듯이 살아 있었다.
물 속에서 꿈틀대는 사람이었다.
다시 태어나면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물 밖에서 살고 있는 지금은
살아있으면서 죽은 듯 살아가려 한다.
시간에 떠밀리고 눈치에 휘말리고
적당히 흐름에 맡긴다.
주체라는 것은 찾아볼 것도 없이.
그런 삶을 용납하기가 좀처럼 힘들다.
죽을 때까지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면서
여행을 하고 고독하고 기쁘면서 조울해할 것이다.
아가미가 닫힐 때까지 삶을 유영할 것이다.
이리저리 떠돌아다닐 것이다.
다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 알지만 다짐을 통해 인간은 그나마 삶을 뒤돌아보는 구석이 있으므로 이렇게 또 다짐한다.
다시 태어날 수 없기에 날마다
다시 태어나는 마음으로 살아내야 한다.
그래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