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부근의 어느 멋진 날
언젠가부터 화내는 일이 싫어서 화를 만들지 않으려 애썼다.
사람과의 감정선을 극으로 몰아 부딪치다 보면 상처가 오래 갔다.
화가 남긴 말들은 가슴 곳곳에 멍자국을 새겼다.
소란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자꾸 생각나는 것, 잊히지 않는 것.
나와 당신들의 분노가 끝까지 나를 괴롭혔다.
화를 내서 이기는 게 아니라.
따지고보면 내가 지는 싸움이었다.
약하질 게 뻔했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관계가 틀어질 당신에게.
2차적으로는 내 스스로에게.
조용한 합의를 묵살시킨 채 일방적인 내 감정을 터트리는 화.
어제는 아무것도 아닌 말에 화를 내고, 아침이 되자 또 아무 것도 아닌 일에 후회한다.
화를 묻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흔히 아플 것이다.
걸어 다니면서도 자주 쓰러질 것이다.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