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사랑하는 순간
그녀에게도 부케를 받아야 했을
시절이 있었으나
나를 너무 빨리 낳아버린 연으로
허둥지둥 살다보니 쉬흔이 넘도록
예쁜 꽃 한다발 들고 찍은 사진이 없다했다.
유명한 연예인 사진도 찍고
줄기차게 셔터를 누르고 다니는데
정작 서른이 넘도록 제대로 된
인물사진 하나 찍어준 것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싶어.
당신을 자리에 앉히고 상에 맺히는 당신을 본다.
아, 이토록 고운 사람이 나를 낳았다.
너는 왜 나를 만났니. 하며
좋은 집에서 태어나지 못한 것을 아쉬워 하나
나는 당신의 뱃속에서 태어난 것을
후회해 본 일이 없다.
나는 당신을 어미로 부르고
지금껏 살아있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차마 감히
숨이라도 쉬었겠는가.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