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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Sep 24. 2017

어머니의 부케 사진

어머니를 사랑하는 순간

그녀에게도 부케를 받아야 했을

시절이 있었으나

나를 너무 빨리 낳아버린 연으로

허둥지둥 살다보니 쉬흔이 넘도록

예쁜 꽃 한다발 들고 찍은 사진이 없다했다.


유명한 연예인 사진도 찍고

줄기차게 셔터를 누르고 다니는데

정작 서른이 넘도록 제대로 된

인물사진 하나 찍어준 것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싶어.


당신을 자리에 앉히고 상에 맺히는 당신을 본다.

아, 이토록 고운 사람이 나를 낳았다.


너는 왜 나를 만났니. 하며

좋은 집에서 태어나지 못한 것을 아쉬워 하나

나는 당신의 뱃속에서 태어난 것을

후회해 본 일이 없다.


나는 당신을 어미로 부르고

지금껏 살아있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차마 감히

숨이라도 쉬었겠는가.


글 사진 이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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