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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Oct 19. 2017

하루에 세 번씩 전화가 걸려와도

엄마라는 그 이름 다시 불러보기

일을 하고 있을 때 불현듯 전화기에 그녀의 이름이 엄마라고 뜨는 순간 긴장할 때가 있다.


대낮, 일하고 있을 걸 알 텐데 느닷없이 걸려오는 전화에는 어딘가 내 도움이 긴박히 필요하거나 갑자기 아프거나, 하는 사건이 있지 않나 하는 불안이 심어져 있다.


제빨리 전화를 받으면 그녀는 그냥 목소리 듣고 싶었다고, 별 일 없다고 한다.

분명 자주 통화를 하는데도 목소리가 듣고 싶다니.


아무 일 없으면 됐구.
지금은 일 하는 중이니까 이따 통화자고 전화를 끊는다.


아무런 이유 없이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자식에게 전화를 거는 부모의 마음은 여전히 부모가 되지 않아 모른다.


왜 이렇게 전화를 자주 하나 싶고, 어쩔 때는 사실 귀찮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누구보다 엄마를 사랑한다.

그녀가 딸을 잃고 남은 자식이

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 이상

함부로 그를 대할 수 없어졌다.


사랑은 소중한 사람 곁에 남아주는 것이다.

떨어져 있는 그녀에게 내 목소리라도 남겨주는 일로, 나는 부모의 사랑에 보답한다.


하루에 세번 씩 전화가 걸려와도

짜증내지 않는다.


글 사진 이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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