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이 깊어진 밤

너와 나의 그 밤 안에서

by 이용현

불면증이 깊어진 밤 나는 사진첩을 열어 파리를 떠올려. 만약 이 도시가 숨겨진 도시였다면 대체 어쩔 뻔 했을까.

악마였던 히틀러마저도 사랑했다던 도시.


이렇게 이쁜 곳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안도였어. 에펠탑 밑에서 숨쉬고 있다는 사실이 기적처럼 느껴지곤 했지.


사랑에 취한듯 조명 아래서 빛나던 수많은 커플들의 눈동자, 반짝이던 나의 싱그러운 마음들. 숙소로 돌아오고도 한참이나 잠을 이루지 못했지. 에펠탑을 바라보고 난 뒤의 떨린 감정을 쉽게 가라앉힐 수가 없었어.


예쁜 장소에 와 있으면 마치 내 인생도 예뻐보여.

예뻐서 잊을 수 없었던, 잠 못 이루던 그날의 기억이 아스라이 남아 있어.

지금 침대 위에, 내 옆에 파리가 있어. 잠이 오지 않는 밤엔 예쁜 그 날이 함께 와 있어.

잠 못드는 너의 밤에는 누가 다녀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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